기존 역외선물환 시장서 더 저렴한 대안 겨냥
KRWQ·USDC 가격 차이 따른 매도·매수 포지션
1년 내 하루 평균 거래대금 목표 5억달러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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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멈춰 선 사이 해외에서는 이를 활용한 원·달러 파생상품이 먼저 등장하고 있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담은 법안이 발의되기 전 해외에서는 이를 활용한 원·달러 파생상품이 먼저 등장하고 있다. 원화 기반 디지털자산이 결제보다 외환 트레이딩 영역에서 먼저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 셈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이 상반기 내 처리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업계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EDX마켓(기관 투자자 전용 암호화폐 거래소)의 글로벌 법인 EDXM인터내셔널이 원화를 추종하는 무기한선물(perpetual futures)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의 시타델증권이 뒷받침하는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원화를 기초로 한 블록체인 기반 파생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해당 상품이 자본 이동 규제로 형성된 기존 역외선물환(NDF) 시장을 더 저렴한 대안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DF는 만기에 계약 원금을 주고받는 대신 계약 당시 정한 선물환율과 만기 시 실제 환율의 차이만을 달러 등 지정통화로 정산하는 구조의 외환 파생상품이다. 원화처럼 역외 이동이 어려운 시장에서 우회적으로 쓰여 왔다. 원화 NDF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 규모가 약 270억달러로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DXM이 출시하려는 상품은 비슷한 구조를 블록체인 위로 옮긴 것이다. 투자자는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KRWQ와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가격이 원·달러 환율을 따라 움직이는 구조에서 롱 또는 숏 포지션을 취하게 된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상품의 기반 자산이다. EDXM은 브레인파워랩스가 지난해 10월 역외에서 발행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KRWQ를 사용한다. KRWQ는 지난해 10월 이더리움과 베이스에서 공개된 멀티체인 원화스테이블코인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8일 오후 8시22분 기준 KRWQ의 최근 24시간 거래량은 3억2046만원 수준이다.
KRWQ 측은 한국 로펌 자문을 근거로 역외 발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데이브 신 KRWQ 프로젝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브레인파워랩스라는 케이맨제도 소재 법인을 통해 발행과 환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 로펌으로부터 해외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 COO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보다 외환 트레이딩 시장에서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신흥국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지 못한 것은 결제와 정산이라는 잘못된 사용처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채택 가능성이 큰 영역은 외환 트레이딩”이라고 했다.
EDXM 측 역시 비용과 효율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카이 코노 EDXM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스테이블코인 무기한 선물은 은행 네트워크에 의존하지 않고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고 원·달러 익스포저를 롱 또는 숏으로 가져가는 비용도 NDF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코노 CEO는 KRWQ 무기한선물의 1년 내 하루 평균 거래대금 목표를 5억달러로 제시했다. 거래 비용은 기존 NDF보다 50~75% 가량 낮아질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상품은 한국이 외환시장 개방을 추진하는 시점에 맞춰 등장했다”며 “한국은 올해 여름부터 원화 시장의 24시간 거래를 허용할 예정이며 역외 거래 규제 완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출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디지털자산 수탁 전문기업 비댁스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1을 선보였다. 다만 아직 실제 유통 단계에 들어서지 않아 코인마켓캡에는 등재되지 않았다.
반면 국내 제도화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말부터 속도를 내는 듯했던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은행 중심 발행 구조(50%+1) 논의에 이어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 문제까지 불거지며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방선거 일정까지 겹치면서 상반기 내 입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디지털자산기본법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는데 해외에서는 이를 활용한 파생상품까지 나오고 있다”며 입법 지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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