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와 관련해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쟁이 활발하다. 은행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과 일정 요건을 갖춘 비은행 사업자에도 문호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중요한 논의다. 그러나 지금 더 먼저 짚어야 할 질문이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결제와 상거래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디지털자산이 아니다. 지급결제 인프라다. 인프라는 실제 경제 활동에서 문제없이 작동해야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현재 논의는 발행 주체와 인가 구조에 집중돼 있다. 누가 더 신뢰할 수 있는지, 어떤 감독 체계를 둘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시장과 이용자가 요구하는 안정성은 준비자산만으로는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다. 이용자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든 1대1로 환매할 수 있는지, 거래가 지연 없이 처리되는지, 수수료가 낮아 소액결제에도 활용 가능한지, 장애 상황에서도 결제와 정산이 멈추지 않는지 여부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은 발행 권한이 아니라 운영 능력에서 결정된다.
지금 한국의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바로 이 ‘작동 검증’이다. 결제 인프라로서 스테이블코인을 평가하려면 보다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초당 얼마나 많은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가. 피크 시간대에도 비용과 속도가 유지되는가. 결제 확정성은 실제 상거래에 충분한 수준인가. 지갑, 가맹점, 정산 시스템과의 연동은 매끄러운가. 해킹, 시스템 장애, 대규모 환매 요청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복원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이런 검증 없이 발행 주체만을 결정하는 논의는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다. 스테이블코인은 제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거래 환경에서의 반복적 검증을 통해 완성되는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정책 논의의 방향도 전환될 필요가 있다. 발행 인가 중심의 논의를 넘어 실제 작동을 검증하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 대규모 성능 테스트, 실결제 기반 실증, 환매 스트레스 테스트, 장애 대응 훈련 등 다양한 시나리오 검증이 필요하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목적은 지급결제 인프라를 효율화하고, 디지털 상거래와 글로벌 거래에서 원화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있다. 디지털 경제가 확장될수록 빠르고 저렴하며 안정적인 결제 인프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누가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실제로 작동시키고 운영할 수 있는가”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승부는 인가 단계를 넘어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운영 단계에서 갈릴 것이다.
오은정 토큰스퀘어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