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하느라 외환보유 39억弗 줄었다

3월말 4236억弗, 11개월만에 최대감소
환율 1500원 넘나들자 달러 투입 확대
외환 보유액 순위 2단계 하락한 12위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한달 새 39억7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4월(-49억9000만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중동사태’로 달러화 대비 외화 자산 평가액이 줄어든 데다,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달러를 투입한 결과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말 외환보유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36억6000만달러로 전월(4276억2000만달러)보다 39억7000만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세달 만에 증가한 지 한 달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한은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와 국민연금과 외환스왑 등 시장 안정화 조치 등에 기인해 감소했다”며 “그중에서도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중동사태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외환보유액 중 엔화나 유로화 등 외화자산의 달러화 표기 금액이 줄어들면서 장부상 자산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중동사태’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미국 달러 대비 주요국 화폐 가치들은 급락했다. 한은에 따르면 중동사태가 터지기 직전 영업일인 2월 27일 대비 9영업일 뒤 미 달러화 대비 환율은 영국(1%), 유로지역(2.6%), 일본(2.1%)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중국(0.3%), 말레이시아(0.9%), 대만(2%), 브라질(2.4%) 등 주요 신흥국들에서 대체로 올랐다. 한국의 상승률은 4.1%로 가장 높았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3월 평균(주간종가 기준) 1492.5원으로, 2월(1448.38원)보다 3.1%가량 올랐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월(1488.87원)도 넘어서며 역대 네 번째에 올라섰다. 환율이 1500원을 넘긴 날은 21거래일 중 7일에 달했다. 31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장중 153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3일 새벽 야간거래에선 ‘호르무즈 해협 프로토콜(규약)’ 마련 소식에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보다 9.1원 내린 1510.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진 주간 거래에서도 전날 주간 종가보다 8.9원 내린 1510.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외환보유액 구성별로 보면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이 224억9000만달러에서 210억5000만달러로 14억4000만달러 줄었다. 국채나 회사채 등 유가증권도 같은 기간 3799억6000만달러에서 3776억9000만달러로 22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그 밖에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인 SDR은 157억7000만달러에서 155억7000만달러로 2억달러 줄었고, IMF 관련 청구권인 IMF포지션은 46억1000만달러에서 45억5000만달러로 6000만달러 감소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한편, 지난 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4276억달러로 10위에서 12위로 두 계단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2월에는 외환보유액이 늘었지만 유럽 몇몇 나라들이 더 큰 폭으로 늘면서 순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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