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통근 시간 길수록 건강하다고 인식”

보건사회연구 ‘소득 수준과 통근 수단에 따른 통근 시간이 건강 인식 및 행동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통근 수단이 스트레스에 더 영향…도보·자전거보다 대중교통 이용 스트레스 더 커


지하철 플랫폼[연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긴 통근 시간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통근 시간의 건강영향은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저소득층은 주거비 부담 등으로 비자발적으로, 고소득층은 거주지의 질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장거리 통근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아 고소득층은 통근 시간이 길수록 자신이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보건사회연구의 ‘소득 수준과 통근 수단에 따른 통근 시간이 건강 인식 및 행동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등의 개인이동수단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소득 상위그룹(월 가구 소득 450만 원 이상)은 통근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본인이 건강하다고 인식했다.

반면 소득 하위 그룹은 통근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수면 시간 부족을 보고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주관적 건강 상태가 악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소득 상위 그룹은 높은 임금과 더 나은 근무 환경 등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직장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며, 이런 직장은 탄력근로제나 재택근무 등 높은 근무 유연성을 제공해 장시간 통근의 신체적·심리적 부담을 완충하는 기제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고소득층은 직장과의 거리보다 주거 환경을 우선순위에 두고 거주지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저소득층의 통근이 교통 접근성 등 구조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과 달리, 고소득층의 장시간 통근은 금전적 여유와 자율성에 기반한 자발적 선택의 결과”라고 부연했다.

한편 스트레스는 통근 시간보다 통근 수단과 관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도보·자전거나 개인이동수단을 이용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자율성과 통제성이 확보돼 스트레스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교통은 능동적으로 상황을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황과 혼잡도, 소음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도보·자전거를 통한 활동적인 통근이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켜 심리적 안정과 수면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긴 통근 시간과 관련해 보고서는“소득 수준 및 통근 수단에 관계없이 장시간 통근은 수면 건강의 주요 위험요인”이라며 “공공 주택 공급 등으로 비자발적인 장거리 통근을 줄이고, 대중교통 혼잡도 개선, 유연 근무제 확대와 보행 친화적 환경 조성을 통해 장시간 통근이 모든 소득계층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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