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계 여윳돈 ‘270조’ 역대 최대…GDP 대비 부채비율 88.6%

한은 ‘2025년 자금순환’ 자료
지출 < 소득…아파트 신규입주 ↓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지난해 가계의 여윳돈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출보다 소득이 더 늘고, 아파트 신규 입주가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26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15조5000억원)보다 54조원 이상 늘었다. 통계를 작성한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순자금 운용액이란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 증가에 대해 “지출 증가 폭을 웃도는 소득 증가와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작년 자금 운용 규모(342조4000억원)도 2024년(248조8000억원)보다 약 100조원 가까이 불었다. 특히 국내외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액과 보험·연금 준비금이 각 106조2000억원, 87조1000억원 늘었다.

김 팀장은 “가계·비영리단체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2021년 119조9000억원 이후 최대”라며 “주가가 올라 가계가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등에 투자한 자금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계가 작년 조달한 자금은 모두 72조7000억원으로, 전년(33조3000억원)보다 39조원 넘게 증가했다. 예금취급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 61조9000억원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김 팀장은 “예금취급기관 외 기타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13조9000억원)은 증권사, 여신전문사 등의 대출”이라며 “아무래도 지난해 증권사의 신용공여나 주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5년 말 88.6%로 전년 말(89.6%)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김 팀장은 “88.6%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 수준보다도 낮다”며 “지난해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하회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지난해 순자금 조달 규모가 34조2000억원으로 2024년(77조5000억원)보다 줄었다. 기업 순이익이 늘어난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가 둔화하면서 순자금 조달 규모가 축소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반대로 일반정부의 순자금 조달액은 1년 사이 36조1000억원에서 52조6000억원으로 뛰었다.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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