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피해 소비자, 카드결제 대금 전액 돌려받는다

금감원 분조위 청약철회권 인정
소비자보호 로드맵 이후 첫 조정결정
여행 등 카드사 접수 분쟁금액 132.2억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당시 여행·항공권 상품을 신용카드로 할부결제하고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소비자가 카드사를 상대로 행사한 청약철회권(할부철회권)이 인정됐다. 피해소비자는 카드사로부터 결제대금을 전액 돌려받게 됐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8일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분쟁조정을 신청한 소비자 2인의 할부거래법상 청약철회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우선 소비자 A씨는 2024년 2월 티몬에 입점한 여행사가 제공하는 약 494만원짜리 해외 여행상품을 3개월 할부로 구매하고 대금을 모두 냈다. 그러나 여행 출발을 일주일여 앞두고 판매사는 티몬으로부터 결제대금을 정산받지 못할 것을 예상해 여행계약의 이행을 거절했다. A씨는 티몬을 통해 결제를 취소하고 피신청인인 B카드사에 대해 청약철회권을 행사했다.

분조위는 재화 등이 공급되지 않은 경우에도 전자상거래법상 청약철회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본 공정거래위원회의 해석과 할부거래법의 개정 취지, A씨가 청약철회에 이르게 된 특수한 사정, 대금 미정산의 위험을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형평의 관점에서 부당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화 등이 공급되지 않은 경우 할부거래법에 따라서도 청약철회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소비자 C씨 역시 비슷한 시기 티몬에 입점한 판매사에서 제주항공의 항공권을 5개월 할부로 구매하고 2회 납부했다. 그러나 판매사는 출발 약 20일 전 C씨에게 항공권 사용 불가 및 발권 취소 예정을 통보했고 티몬 홈페이지를 통한 카드대금 결제 취소를 안내했다. C씨는 티몬을 통해 결제를 취소하고 피신청인인 D카드사에 청약철회권과 할부항변권을 행사했다.

분조위는 C씨도 A씨와 마찬가지로 재화 등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정당하게 청약철회권을 행사했고 특별히 청약철회가 제한되는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할부거래업자인 판매사가 항공권의 발권을 일방적으로 취소함에 따라 정상적으로 채무가 이행되지 않았으므로 C씨의 할부항변권 행사도 정당하다고 봤다. 이에 결제대금 환급 및 잔여할부금 채무 면제를 결정했다.

분쟁조정은 양 당사자가 조정안을 제시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이를 수락하는 경우 성립한다.

금감원은 이번 결정에 따라 다른 여행·항공·숙박상품 등에 대해서도 금융소비자와 카드사 간의 사적화해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여행·항공·숙박상품 할부결제와 관련해 금감원과 9개 카드사에 접수된 분쟁민원은 지난해 말 기준 1만1696건, 분쟁금액은 132억2000만원 수준이다.

이번 조정결정은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발표와 후속 조직개편으로 분조위 기능을 활성화한 이후 실시한 첫 번째 사례다. 할부거래에 대한 카드사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장기간 지속돼 온 소비자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금감원은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와 금융소비자 간의 잔여 분쟁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며 “앞으로도 분조위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권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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