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AX, 생존 직결…생산성 50% 개선”

전사 메시지 통해 생산성 목표 상향
AI 거버넌스·플랫폼 도입 전사 확산
에너지저장장치·원자재까지 AI 확대
데이터 기반 ‘게임 체인저’ 전략 가속



LG에너지솔루션이 인공지능(AI) 전환에 드라이브를 건다. 그룹 차원의 AX(AI 전환) 실행에 발맞춰 AI 기술 역량을 제고,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려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경쟁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김동명(사진) 사장은 13일 전사 메시지를 통해 AX를 핵심 경영 과제로 제시하며, 2028년까지 전사 생산성을 50%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AX는 생존과 직결된 필수 과제”라고 규정하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경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시장 구조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주요 경쟁사들이 정책 지원과 대규모 인력을 앞세워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양적 경쟁으로 대응하는 것은 의미 있는 승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AX를 통해 ‘핵심 자산 및 인재 중심’으로 게임을, 룰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기술력과 인적 자원을 AX 전략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과 특허, 인재 등 회사가 보유한 핵심 자산들이 AX와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경쟁의 판을 바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에 세웠던 생산성 목표도 대폭 상향 조정했다. 연초 세운 목표 ‘2030년까지 30% 개선’에서 ‘2028년까지 50% 개선’으로 목표치를 끌어올렸다. 경쟁사들이 AI 투자와 조직을 빠르게 확대하는 상황에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인된다.

AX 실행을 위한 조직과 체계도 함께 강화한다. 매월 CEO가 직접 주재하는 ‘AI 거버넌스 위원회’를 통해 AI 도입과 보안, 변화관리 이슈를 점검하고 있으며, 기업형 AI 플랫폼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사 차원의 AI 교육을 확대해 현업 적용 역량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또 AI 도입이 교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계산기가 있어도 연산 원리를 이해해야 제대로 쓸 수 있듯이 AI 역시 문제를 정의하고 구조화할 줄 아는 숙련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더 잘 활용할 수 있다”며 “AX는 구성원을 덜 중요하게 만드는 변화가 아니라, 비효율적인 일에서 벗어나 사업적 임팩트를 창출하는 ‘진짜 업무’에 집중하게 만드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도하고, 피드백하고, 빠르게 보완하는 것이 AX를 추진하는 방식”이라며 “경쟁의 판을 바꾸고 누구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만들어 낼 ‘이기는 혁신’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김 사장의 이번 선언은 단순한 생산 확대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축적된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한 ‘효율 중심 경쟁’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24% 늘리며 역대 최대 수준(1조221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1위 업체인 중국 CATL이 한 해에만 약 4조8000억원을 투입한 것과 비교하면, 단순 투자 규모 경쟁만으로는 체급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AX 전략을 생산 현장을 넘어 안전 관리와 공급망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는 AI 기반 안전진단 체계를 도입했다. AI가 이상 징후를 분석해 화재 등 위험 요소를 사전에 감지하는 방식이다. ESS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저장하고, 이를 AI가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잠재적 위험을 차단하는 구조다.

그간 쌓아온 데이터가 자산이다. 전 세계 500개 이상의 ESS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100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 진단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나가면서, ‘시간의 압축’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원자재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 AI연구원과 협력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리튬 가격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전기차 판매량, 광산 공급량, 정책 변화 등 다양한 변수를 학습한 AI가 가격 흐름을 분석하는 구조로, 기존 투자은행(IB) 대비 높은 정확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지난달 2026 인터배터리에서 “우리만의 기술과 자산을 쌓아가는 것이 ‘축적’이라면, AI와 협력 생태계를 통해 혁신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압축’”이라며 “두 가지는 상호 보완적이며 어느 하나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AX 전략은 그룹 차원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팔란티어 CEO와 회동하는 등 AI 협력 확대에 나섰으며,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LG만의 독자 AI 모델을 기반으로 AX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난달 말 사장단 회의에서도 “AI는 단순한 효율화 도구가 아닌 근본적 변화”라며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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