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에 성과급으로 참여 유인 높여…유휴공간 무상임대 등 지방정부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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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관설도 ‘동네방앗간’에서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떡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제공] |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OO교회 12일 9시”, “OO산악회, 14일 6시 40분” 10일 이른 아침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관설동 ‘동네방앗간’ 작업실 창문에는 주문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떡을 찌면서 나오는 김이 작업실을 채우고 가래떡을 뽑아내는 어르신들의 손길이 바쁘다.
10일 찾은 동네방앗간은 원주시니어클럽이 운영 중인 노인일자리 일터다. 이곳에서는 25명이 하루 4시간씩 4개 조로 돌아가며 주3일 근무를 하고 있다.
노인일자리 중 공동체사업단은 실버 카페 등 소규모 매장이나 전문 직종 사업단 등을 공동 운영해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는 형태다. 월 기본급에 매출이 늘어난 만큼 성과급을 받는다. 동네방앗간도 공동체사업단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기 전에 떡집을 운영했던 장명순 씨(70)는 이곳에서 ‘반장’으로 불린다. 예전에는 자동 기계로 떡을 뽑았지만 기계가 고장 나면서 반자동 기계로 바뀌었고, 경험이 있는 장 씨가 실력 발휘를 하면서 떡 만드는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아침 주문이 있든 없든 매일 오전 5시에 출근하는 장 씨는 “남편이 죽고 애들은 직장에 가서 혼자 떡집을 운영할 수 없었다”며 “출근 걱정에 잠을 설치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으니 매일이 재밌다”고 말했다.
방앗간에서는 주문 외에도 판매용 떡도 만든다. 가래떡을 비롯해 시루떡, 인절미, 영양찰떡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떡을 포장해 한 팩에 2000원~3000원에 판매한다.
장 씨는 “원가가 올라도 노인일자리 방앗간에서 만든 떡이니 가격을 올릴 수 없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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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기 전에 떡집을 운영했던 장명순 씨(70)는 요즘도 새벽 5시면 방안간으로 출근해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제공] |
방앗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업 중 하나는 기름짜기. 데이터회사에서 퇴직하고 방앗간에서 일한 지 8년째가 된 김영길(82)씨는 고령에도 움직임에 거침이 없었다.
포대자루에서 들깨를 빼 대야에 넣으면 동료가 세척 작업을 하고, 탈수를 거쳐 160도에 맞춰진 기계에서 깨를 볶기 시작한다. 이후 착유 과정을 거치면 들깨기름이 병을 채운다.
이렇게 한 번 작업을 하면 일반 소주병 크기로 9병 정도가 나온다. 이런 과정을 10회 정도 하고 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
송우열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강원지역본부 차장은 “대도시와 달리 공실이 많다 보니 원주시가 이를 활용하는 차원에서 건물을 무상으로 임대하면서 방앗간 사업이 가능했다”며 “노인일자리 사업을 원활히 수행하는데 지방정부 장의 의지가 큰 요소”라고 설명했다.
방앗간 인근에 있는 ‘동네미용실 2호점’도 공동체사업단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다.
15명의 이번 주 근무일정표가 벽 한쪽에 붙어 있다. 전문 면허를 가진 2명과 보조 역할을 하는 2명이 한 조를 이뤄 4명이 주 1~2회 근무한다.
미용실을 30년 운영한 박용자 씨(79)는 “동료가 신청해 보라고 해서 노인일자리에 신청해 참여한지 11년 정도 됐다”며 “동생들과 일하는 게 재밌고 즐겁다”고 말했다.
미용실 보조를 맡은 이정숙 씨(70)는 손님으로 왔다가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게 됐다. 손님에게 가운을 입혀주는 일부터 시작해 손님이 나가면 뒷정리까지 맡는다.
서비스 이용료도 저렴하다. 커트만 하면 5000원, 파마·염색이 1만5000원이다. 요금은 복지 차원으로 저렴하게 조정했고, 주변 다른 미용실에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송 차장은 “사업 초기에 주변 미용실에서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동네미용실’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해 다른 미용실과 고객층이 갈리면서 지금은 동네에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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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관설동에 있는 ‘동네미용실 2호점’은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조별로 교대로 근무하며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저렴한 이용료로 운영되고 있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