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무고용 대신 부담금으로 면피”…농해수위 산하 기관, 5년간 122억 납부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 44개 기관 전수조사
4월 20일 장애인의날 “실상은 비정규직 ‘증가’”
3곳 중 1곳 부담금 납부, 일부 기관은 ‘0명 고용’
“장애인 정규직 일자리 확대 제도 개선해야”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기관 3곳 중 1곳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고 부담금을 납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고용 대신 비용으로 대체하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면피용 제도’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농해수위 소속 44개 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14개 기관이 최근 5년간 장애인 고용부담금으로 총 122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날로, 장애인의 복지와 권리 신장·인식 개선 등을 위한 기념일이다. 하지만 정치권에 따르면 실제 고용 현장은 이와 거리가 멀다. 장애인 비정규직 비중은 2021년 39.7%에서 2025년 45.8%로 증가하며 고용의 질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50명 이상 사업장은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해야 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공공기관은 상시근로자 100명 기준 약 4명, 민간 사업주는 약 3명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고용 현장은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장애인 비정규직 비중은 2021년 39.7%에서 2025년 45.8%로 증가해 고용의 질 역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부담금 납부액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5억7000만원, 2022년 6억9000만원, 2023년 7억7000만원, 2024년 5억9000만원 등 매년 수억원 규모의 부담금을 납부했다.

이어 수협은행이 2위를 차지했다. 해당 기관은 2021년 5억원, 2022년 5억2000만원, 2023년 5억7000만원, 2024년 4억5000만원, 2025년 2억1000만원을 각각 부담금으로 냈다.

5년 연속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을 채우지 못한 기관은 농협중앙회와 해양수산부, 수협은행 등 총 10곳에 달한다.

일정 기간 아예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축산환경관리원은 2021~2022년, 한국치산기술협회는 2022년 한 해 동안 장애인 고용이 전무했다.

박 의원은 “법으로 정한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고 부담금 납부로 대신하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며 “장애인에게도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해 고용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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