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스테이블코인 사업자 美 진출위해 정부 역할 중요”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 강연
지니어스법 맞춘 준비자산이 관건
OCC·재무부 규제가 글로벌 표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해외 유통을 위해 사업자들이 글로벌 규제 정합성에 맞춰 사업 설계를 해야 한다는 업계 제언이 나왔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룰셋을 사실상 주도하는 방향으로 규율 체계를 구체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이를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17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과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종승(사진) 엑스크립톤 대표는 “글로벌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룰들이 만들어지고 거의 확정 단계에 있다”며 “우리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미국 통화감독청(OCC)과 재무부가 제시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칙 제정 예고(NPRM)를 예로 들며 미국이 사실상 글로벌 규제의 기준을 세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는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상품과는 다른 새로운 자산 유형으로 규정되며 기존 증권법이나 예금보험법이 아니라 지니어스법(GENIUS Act) 중심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준비자산 규제다. 미국 규제안은 일대일 준비자산 원칙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허용 가능한 자산 범위를 8종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레포(환매조건부채권)와 역레포를 제외하고는 토큰화 자산도 준비 자산으로 인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OCC는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신규 발행을 즉시 중단해야 하며 해당 상태가 15영업일 연속 이어지면 청산 및 상환 절차에 들어가도록 하고 있다. 환매 의무도 강화됐다. 원칙적으로 2영업일 이내 환매가 이뤄져야 하고 준비자산이 부족해 일대일 페깅이 깨질 경우 OCC에 즉시 보고해야 한다.

보안 규제 역시 촘촘하게 마련됐다. OCC 규제안에는 보안 프로그램 구축 방식, 책임자 지정, 프라이빗 키 관리, 백업 및 복구 체제, 취약점 테스트 등 세부 요건이 폭넓게 담겼다. 코인 발행을 위한 재정적 준비 외에도 장애 발생 시의 조치 방법과 지속적인 보안 업데이트 능력까지 요구하는 셈이다.

인가 절차와 수탁 구조도 엄격하다. 규제당국은 신청 후 120일 이내 승인 또는 거부 여부를 통보해야 하며 일정 요건 아래 회신이 없을 경우 자동 승인으로 간주되는 구조도 포함됐다. 준비자산은 고객 자산별로 분리 보관해야 하고, 발행사가 함부로 인출할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두도록 했다. 특정 수탁기관 한 곳에만 자산을 맡기는 방식도 제한된다.

국내 사업자 입장에선 외국 발행자 등록 체계가 특히 중요하다. 한국 사업자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미국 재무부로부터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가 미국 지니어스법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이라는 판단을 받아야 한다. 이후 사업자는 OCC 등록 절차를 밟고 미국 내 유통 물량에 상응하는 준비자산을 현지 금융기관에 배치해야 한다. 다만 한미 당국 간 상호주의 협정이 체결되면 이런 부담을 일부 덜 수 있다. 김 대표는 “사업자가 임의로 스테이블코인을 유통할 수 없는 만큼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예은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