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바나나 [연합]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일본에서 중동발 전쟁 여파가 뜻밖의 식탁 물가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이 ‘가성비 과일’로 불리는 바나나 공급까지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9일 “불안정한 원유 공급 상황이 의외의 분야로 파급되고 있다”며 “‘물가 우등생’ 바나나가 대표적 사례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소비되는 바나나는 사실상 전량 수입산이다. 해충 유입을 막기 위해 덜 익은 ‘푸른 상태’로 들여온 뒤, 국내에서 에틸렌 가스를 주입해 인위적으로 숙성시킨다. 이 에틸렌 가스는 나프타를 원료로 만든다.
문제는 중동 정세 악화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경우 나프타 수입이 막히고, 이는 곧 바나나 숙성 과정 전반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식물방역법’에 따라 숙성되지 않은 푸른색 바나나만 수입할 수 있다. 결국 나프타 수입량이 급감하면 바나나를 들여오고도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일본 바나나 수입조합 역시 “나프타가 부족하면 실제로 바나나 출하가 어려워진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같은 문제는 바나나에 그치지 않는다. 키위, 아보카도 등 수입 비중이 높고 후숙이 필요한 다른 과일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여기에 아이스크림과 초콜릿도 변수다. 이들 제품의 바닐라 향을 내는 바닐린은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물질에 여러 화학 작용을 더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 향료와의 가격 차가 큰 만큼 저가 제품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케이신문은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원유 가격 상승세는 1~2년가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의 석유 비축량은 221일분으로, 상황이 변하지 않을 경우 유통 전반에서 ‘패닉 수요’가 발생해 사재기 등 혼란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