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 눈감아줄게’ 억대 뇌물수수 혐의 관세청 수사팀장 재판행 [세상&]

특가법상 뇌물 혐의 등 구속 기소
검찰 특사경 지휘권 폐지 우려


서울 서초구서울중앙지검(오른쪽)과 서울고검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수사 권한을 남용해 마약 밀수 사범 등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총 1억4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전직 관세청 서울세관 수사팀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이상혁)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 등으로 전직 관세청 서울세관 수사팀장 A씨를 구속 기소하고, 뇌물공여 혐의로 한 중소기업 회장과 전직 대학교수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가상화폐 투자 자금 마련하고자 ‘마약 밀수는 중대 범죄로 구속 사안이나 구속되지 않게 해주겠다’라는 취지로 말하며 뇌물을 노골적으로 요구해 마약 밀수 사범·관세법 위반 사범 등 5명에게 총 1억4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5월 관세청은 A씨가 의류수입업체 운영자에게 관세 포탈로 세금·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라고 말하며 사건 무마 명목으로 뇌물을 단순 요구한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같은 해 6월 A씨 주거지와 서울세관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1월 A씨 통화 내역과 발신기지국을 확인하고 금융계좌를 추적해 A씨가 2024년 합성대마 밀수 혐의로 체포한 B씨와 그의 부친에게 불구속 수사 등 편의를 제공해주겠다며 뇌물을 요구해 실제 5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을 확인했다. 의료수입업체 운영자 2명에게 각 1500만원, 1000만원을 받은 점도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2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후 지난달과 이달 A씨가 2023년 코카인 밀수 혐의로 긴급체포한 C씨와 중소기업 회장인 그의 부친에게 뇌물을 요구해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파악했다.

아울러 A씨가 합성대마 매매 혐의 피의자인 D씨와 전직 대학교수인 그의 모친에게 사건 무마와 불구속 수사 등 편의 제공 명목으로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조사했다.

검찰은 C씨 부친과 D씨 모친을 뇌물공여 혐의로 이날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A씨에 대해서도 이날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A씨가 담당 사건 피의자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수사 대상자 재력 등을 파악한 뒤, 사건 중대성을 알리며 구속되거나 거액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취지로 겁박해 과감하게 뇌물을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특사경 수사 과정 문제점 등을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A씨가 자체 종결한 사건 등에 추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사의 특사경에 지휘·감독권이 폐지되면 특사경이 체포, 구속 등 신병 확보 이후 검사 지휘 없이 임의로 피의자를 석방할 수 있다”라며 “이에 대한 통제·보완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