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재산의 0.5% 이용료 부담하면 기초연금 비수령자도 신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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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경도치매 판정을 받은 A 씨와 그의 배우자 B 씨는 ‘부부치매’가구로, 떨어져서 사는 자녀가 1명(C 씨) 있다.
두 사람은 매달 들어오는 연금과 예금 등 노후 자산을 생활비·의료비로 제때 쓰는 데 어려움이 있고, 자녀 C 씨는 직접 곁에서 부모님의 재산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A 씨는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알게 됐고, 관할 치매안심센터는 인근 국민연금공단 지역본부에 A 씨를 의뢰했다.
연금공단 지역본부에서 C 씨가 동행한 상태에서 A 씨와 B 씨를 방문해 재산 내역, 주변에 도울 사람이 있는지, 원하는 서비스 등을 확인하고, 지역본부 상담사는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재정지원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에는 월별로 필요한 지출항목과 범위 등이 포함되고, 이에 근거해 신탁계약서가 작성됐다.
재산은 배분계획에 따라 집행되고, C 씨는 부모님의 재산이 부모님을 위해 안전하게 사용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부부는 생활비와 의료비를 안정적으로 지출하면서도 혹시 모를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금도 저축할 수 있게 됐다.
연금공단은 계획대로 지출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찾아가 상태를 파악한다. 사망 사실이 확인되면 연속수익자인 배우자인 B 씨에게 지급이 이어지고, B 씨가 사망한 후에는 민법상 상속 절차가 진행돼 자녀인 C 씨에게 지급된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2월에 발표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따르면, 2025년 치매 환자 수는 97만 명으로, 올해 100만 명을 넘어서고, 2044년에는 2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판단 능력이 저하된 치매환자는 사기, 재산갈취 등에 취약하고, 최근 요양원 입소 환자의 재산을 임의로 사용하는 경제적 학대나 재가 치매 노인의 임대료 체납 등 치매환자의 재산관리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23년 기준 이런 치매 환자들이 보유한 자산인 이른바 ‘치매머니’ 규모가 15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가 22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은 국민연금공단이 치매,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고령층의 재산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공공신탁 기반의 재산관리 지원사업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치매, 경도인지장애 등으로 인해 재산관리에 어려움이 있거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단, 65세 미만 치매 환자 중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자도 신청할 수 있다. 또 기초연금수급권이 없는 65세 이상은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이용을 희망할 경우 위탁재산의 연 0.5% 수준의 이용료를 부담하면 된다.
위탁 재산 범위는 현금, 지명채권(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 주택연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위탁 재산 상한액은 민간 신탁시장을 고려해 10억원으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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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자료] |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는 본인 또는 가족 등이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방문해 신청하거나 요양시설, 치매안심센터 등 치매관계기관의 의뢰를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비스가 국민연금공단 지역본부에 접수되면 지역본부 담당자가 신청서나 의뢰서를 바탕으로 대상자 여부를 판단해 우선지원대상자를 선별한다.
우선 지원 대상자를 중심으로 대상자 자택 등 희망장소에 방문해 의료필요도, 가치관 등 대상자 욕구 및 현금, 주택 등 보유 자산을 파악한다.
담당자는 상담 결과를 토대로 대상자에게 맞는 재정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계약서를 작성한다. 연금공단 지역본부는 계약서에 관한 심의를 본부에 요청하고, 본부는 적합성 여부를 심의해 승인·통보한다. 통보 후 대상자는 국민연금공단과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서는 재정지원계획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신탁 개시 시점, 지원인(배분계획 집행을 지원하는 사람)·대리인(신상 활동을 대리하는 사람), 잔여재산 처리 등 관리·지출에 관한 주요 사항도 포함된다. 계약서 작성 전 당사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별도의 설명서를 통해 계약 내용에 관해 안내받을 수 있다.
대상자가 치매환자라면 계약의 유효성 확립을 위해 계약 체결 대리권을 갖는 후견인이 선임될 수 있도록 치매안심센터와 협의 과정을 거칠 수 있고, 후견인과 국민연금공단 간 계약 체결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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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이 체결되고 신탁이 개시되면 연금공단 지역본부는 수립된 재정지원계획에 따라 생활비, 요양비 등을 배분한다. 지급은 정기지출, 용돈 등에 따라 계좌이체 등의 형태로 이뤄진다.
대상자에게 복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담당자는 치매안심센터, 통합돌봄 전담 부서에 대상자를 의뢰해 추가 서비스를 받도록 한다.
연금공단은 또 배분금 집행 결과를 확인하는 등 대상자의 월별 집행 내역을 주기적으로 감독한다.
반기별 1회 이상 대상자를 방문해 대상자 상태를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지출내역 등을 상시 확인한다. 이상징후가 확인되면 불시 점검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 서비스 이용자는 재산 모니터링 결과와 재산 내역을 정기적으로 통보 받도록 돼 있어 안전한 자산관리가 가능하다.
배분 과정에서 계획에 없는 특별지출이나 대상자가 계약 해지를 요청할 경우 대상자의 이익 침해 가능성을 고려해 외부 전문가가 과반수로 참여하는 연금공단 산하 치매안심재산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사망 후 잔여재산은 배우자 등 법정 상속인에게 지급되고, 무연고 등으로 인한 상속인부존재 시 민법 제6절에 따른 상속인부존재 처리 절차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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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정과제와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 이행계획에 따라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년 간의 점검을 거쳐 2028년 본사업을 도입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향후 대상자와 지원 재산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서비스 신청과 관리 절차 개선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