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지주 1분기 포용금융 5.7조 공급…석달 만 연목표 43% 달성 [포용금융 현장을 가다]

5대 지주 포용금융 1분기 실적 보니
5.67조 공급, 목표 절반 가까이 채워
금액 산정 어려운 지원 영역도 상당
“포용금융, 사회공헌 아닌 경영 과제”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현재까지 포용금융 성적표가 집행 속도와 규모 면에서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들어 3개월 만에 연간 목표의 약 43%를 달성했고 서민·소상공인·청년·고령자·장애인 등 계층별로 필요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도 빠르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주문한 포용적 금융 대전환을 실질적으로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5개년 계획 첫해부터 실적 ‘파란불’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는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포용금융으로 70조4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주별로는 ▷KB 17조원 ▷신한 15조원 ▷하나 16조원 ▷우리 7조원 ▷NH농협 15조4000억원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신규 추진하는 포용금융 관련 지원액만 집계한 수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서민 등 취약계층에 지원되는 금융지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지주는 5개년 계획의 첫해인 올해 총 13조2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1분기에만 약 5조6700억원을 공급했다. 진도율만 42.9% 수준으로 3개월 만에 연 목표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을 채웠다.


대표적으로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대표 포용금융인 새희망홀씨의 실적 상승세가 가팔랐고 신용보증재단 특별출연을 통한 소상공인, 영세 소기업에 대한 보증서 담보대출 지원이 확대됐다. 동시에 2금융권 대환, 플랫폼 연계 등 특화 상품도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돼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눈여겨봐야 하는 점은 금액으로는 산정하기 어려운 지원 영역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5대 지주는 단순 대출을 넘어 금융 접근성 개선이나 채무조정 안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경영·재무 컨설팅, 심리상담 등 비금전 지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특히 빚·고금리·휴폐업 위험 등으로 인한 정신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공되는 심리상담이나 자영업자 대상 컨설팅에는 상당한 인건비와 전문성 비용이 소요된다. 실적 규모에는 반영되지 않는 ‘숨은 효과’인 셈이다.

금융지주의 이러한 속도감 있는 포용금융 행보는 정부의 정책 유인과 맞물린다. 금융당국은 올해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도입하고 관련 인센티브도 마련해 각 사의 포용금융 이행 체계를 평가할 계획이다. 은행의 상생금융 노력을 평가하는 지수도 하반기부터는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요 지주는 포용금융을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수익성·건전성과 함께 관리하는 상시적 경영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포용금융에는 과거 사회공헌 이상의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며 “선의 차원이 아닌 기업의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주별 자체 포용금융 프로그램 특색 뚜렷


KB금융과 ‘KB착한푸드트럭’ 사장님들이 지난해 열린 부산외국인근로자 다문화 축제에서 ‘KB산업안전 캠페인 존’을 운영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각 지주는 금융권 공통 상품 외에도 특색 있는 자체 포용금융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KB금융은 가장 많은 17조원을 포용금융에 쏟을 예정인데 2금융권과 대부업권 대출 대환으로 취약차주의 은행권 진입을 돕는 데 주력한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연체·과다 채무자를 위해 운영 중인 채무조정센터 ‘KB희망금융센터’도 현재 서울·인천에서 연내 부산·대전·광주·대구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맞춤형 채무조정 안내와 함께 심리상담까지 제공해 빛 문제로 촉발되는 강력범죄나 자살 등 극단적 위기 상황을 예방한다.

신한금융은 공공배달 서비스 ‘땡겨요’ 등을 활용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포용금융을 실시하는 게 특징이다. 땡겨요 입점 소상공인은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매출, 주문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최대 1억원의 운전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데 최대 4%의 지방자치단체 이차보전도 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이 국민의 기본 먹거리 보장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그냥드림’ 사업이나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대체인력 문화 확산 지원금 지급도 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포용금융의 하나다.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그냥드림’ 코너의 모습. 그냥드림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위해 기본 먹거리·생필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신한금융그룹과 보거복지부가 공동 추진 중이다. [연합]


지난 7일 ‘하나 행복드림단’ 소속 금융 전문가들이 서울 강동구 소재 암사1동 제2경로당을 직접 찾아가 금융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나금융 제공]


하나금융은 청년 새희망홀씨 출시에 이어 올해 1월에는 햇살론 이용 고객에게 대출잔액의 2%를 매달 돌려주는 캐시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1200만원을 연 12.5%의 금리로 대출받은 경우 월 이자 12만5000원 중 2만원을 다음달 하나머니로 받는 것으로 체감 금리를 2.0%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

외환 분야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인천광역시와 협력해 특화 공간인 ‘인천 외국인 컬처뱅크’를 조성해 외국인 주민의 자립과 성장을 지원하고 있고 지난달부터는 고령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형 금융 서비스 ‘하나 행복드림 버스’도 운영 중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 개인신용대출 1년 이상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7% 금리 상한제를 적용해 중금리대출의 부담을 줄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존 최고금리가 12%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5%포인트의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조치다.

우리금융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우리WON뱅킹’ 내 포용금융 플랫폼 ‘36.5℃’를 만들어 은행, 카드, 저축은행 등 전 계열사의 포용금융 상품을 한곳에 모아 쉽고 빠르게 비교·선택하도록 만들 예정이다. 영업점 공간 일부를 발달장애인 고용사업장인 굿윌스토어에 제공하는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지하에 마련된 굿윌스토어 매장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헤럴드DB]


NH농협은행 임직원이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아침애(愛)만나’ 무료급식소에서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농협은행은 우리쌀 후원도 실시했다. [농협은행 제공]


NH농협금융은 농업인 대상 대출에 최대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해 농업인·농가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올해 예상 농업인 우대금리 적용 대출 실행액은 약 5조2193억원으로 총 233억원의 이자절감 혜택이 기대된다.

증권에서는 청년 농업인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대중 참여형 자금조달),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온라인 판매) 등 플랫폼 비용도 지원한다. 캐피탈의 2030 소액론, 저축은행의 NH비상금대출에 대해서도 금리인하 방식, 대출 한도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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