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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장중 최고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 비중을 확대하려는 개인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제도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주식을 절반가량 담는 구조를 활용해 규정 범위 내에서 투자 노출을 늘리는 ‘우회 투자’가 확산되는 양상으로 분석된다.
2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자금 유입 상위 10개 ETF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편입한 채권혼합형 상품 2개가 동시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채권혼합50’에는 4472억원,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채권혼합50’에는 3079억원이 각각 유입되며 합산 7551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동일 구조 상품이 복수로 상위권에 포함된 것은 단순 테마 수요를 넘어 퇴직연금 자금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자금 유입으로 해석된다.
채권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을 각각 50% 내외로 담는 구조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는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70%로 제한되는데, 채권이 포함된 해당 상품은 연금 계좌 내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투자자는 투자 한도를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주식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
개인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확대 흐름은 퇴직연금내 자산 비중 변화로도 확인된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퇴직연금 내 원리금보장형 자산은 전분기보다 2.8% 줄어든 반면, 비보장형 자산은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자산 비중이 축소되고 위험자산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한 자산 재배치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자금이 유입된 채권혼합형 ETF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구성된 점도 눈에 띈다. 단순한 자산배분을 넘어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자금 흐름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방향성이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양상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70%로 제한된 가운데, 해외에서는 제도 자체를 손보는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대표적인 퇴직연금 계좌인 401K 등 DC형(Defined Contribution,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서도 사모대출, 사모펀드, 암호화폐 등 대체자산을 투자 선택지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제안을 발표했다”며 “운용사가 정해진 실사 절차를 준수할 경우 소송으로부터 보호하는 면책 조항(Safe Harbor)을 강화해 대체자산을 편입하기 쉽게 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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