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20억 실험, 중앙정부로…예산부담 급증
유사제도 도입 佛, 노동시장 이중구조 부작용
고용안정 보완책 평가…“근본해법 아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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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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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7년 도입하는 ‘공정수당’이 비정규직 고용 불안을 완화하는 대신 재정 부담과 노동시장 경직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계약을 억제하기 위해 비용 구조를 뒤집는 방식이지만, 그 부담이 결국 공공재정과 기업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고용노동부는 28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 내용인 공정수당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추가 보상을 지급하되 계약기간이 짧을수록 더 높은 비율을 적용해, 단기계약을 반복할수록 비용이 증가하도록 ‘역인센티브’ 구조로 설계됐다.
지급률은 근무기간에 따라 1~2개월 10%, 이후 9.5%, 9%, 8.5%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낮아지지만, 전체적으로 퇴직금 환산 비율(약 8.3%)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관들이 단기계약 대신 1년 이상 장기계약이나 퇴직금 지급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1년 이상 고용을 기본으로 하고, 불가피한 단기계약에 대해서는 그에 맞는 보상을 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수당 정책은 현행 제도가 낳은 구조적 왜곡에서 출발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1년 이상 근무 시 퇴직금 지급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2년 이상 고용 시 무기계약직 전환을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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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부담이 커지는 시점을 피하기 위해 계약 만료 직전에 고용을 종료하는 관행이 굳어졌다. 실제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14만6000명 가운데 1년 미만 계약자가 7만3000명으로 절반(50.0%)에 달한다. 이 중 6개월 이상 1년 미만 계약이 약 69%를 차지하며, 11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계약도 15.7%에 이른다.
문제는 단기계약을 줄이려는 정책 취지와 달리 고용 위축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는 1990년 유사한 성격의 제도를 도입했지만, 기업의 우회 고용과 단기계약 선호가 맞물리며 1개월 미만 초단기 계약 비중이 1993년 57%에서 2017년 83%로 늘었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도입됐다. 경기도는 2021년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근무기간에 따라 기본급의 5~10%를 수당으로 지급해 왔다. 올해 기준으로 보면 근무기간 2개월 이하 40만1000원, 3~4개월 84만2000원, 5~6개월 117만7000원, 7~8개월 140만4000원, 9~10개월 152만5000원, 11~12개월 153만7000원이 지급된다. 단기일수록 보상 비율이 높아지는 구조다.
경기도는 연간 약 20억~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00~3000명 규모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해왔다. 현장에서는 “고용 불안에 대한 최소한의 보전 장치”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계약 해지 자체를 막지 못하는 만큼 근본적인 고용 안정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문제는 이를 전국 공공부문으로 확대할 경우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규모가 수십만 명을 넘어서는 만큼 공정수당 도입 시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상당수 공공기관이 재정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세금으로 추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수당 도입 첫해 경기도의 총지급액은 18억원이었으며 2024년 약 27억원으로 늘었다.
제도 설계에 따른 ‘역효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정 구간에서는 단기계약 노동자가 오히려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어 고용 구조에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정부는 1년 미만 계약 자체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만큼 이런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영계와 학계는 고용 위축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 공정수당이 법·제도로 확대될 경우 인건비 부담이 증가해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단기계약 자체를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금은 시장에서 결정될 문제인데 법으로 정하면 노동시장 경직성이 커질 수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일정 부분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한계를 지적한다.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보전 효과는 인정하지만, 계약 해지 자체를 막지 못하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공정수당은 비정규직 고용 문제에 대한 ‘보완적 처방’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단기계약 구조를 완전히 해소하기보다는 비용을 조정해 고용 방식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먼저 제도를 정착시킨 뒤 민간 확산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업 부담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노사 간 사회적 대화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공공부문에서 먼저 시도되는 제도인 만큼 실제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재정 부담과 고용 안정 효과 간 균형이 정책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