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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완과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954년생 72세의 김창완, 2006년생 20세의 작곡가 이하느리. 수사가 필요없는 산울림 김창완은 반백 년간 한국 대중음악의 터전을 일궜고, 떠오르는 신진 작곡가 이하느리는 K-클래식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이 둘이 동시대 가장 공연 예술 축제의 하나로 떠오른 ‘싱크넥스트’에 담긴다.
가수 김창완은 2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싱크넥스트26’ 간담회에서 “내년이면 활동한지 50년이 되는 가수에게 ‘컨템퍼러리’(동시대의)라는 말이 합당한가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5주년을 맞는 세종문화회관의 여름 축제 ‘싱크 넥스트(Sync Next)’는 지난 4년간 2만 4000여명의 관객과 만난 컨템퍼러리 공연 플랫폼이다. 약 석 달간 이어가는 축제엔 장르, 국적을 초월한 다양한 작품이 특정 주제에 국한하지 않는 자유로움을 바탕으로 관객들을 도발한다.
올해 축제엔 가수 김창완, 작곡가 이하느리를 비롯해 10팀의 예술가들이 ‘자기만의 무대’(7월 3일~9월 5일까지)를 준비하고 있다. 대중음악, 전통음악, 탈춤, 서커스, 랩,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장르와 국적을 초월한다.
김창완밴드는 축제의 끄트머리인 8월 28~29일 무대에 선다. ‘싱크넥스트’ 측은 “산업 시스템으로서의 K-팝과 정서의 기록으로서의 한국 대중음악이라는 같은 시간선을 달려온 두 축을 김창완밴드라는 한 무대 위에 겹쳐 놓고 세대와 장르를 잇는다”고 설명했다. 이 무대 위에서 다시 불리는 그의 음악은, K-팝 이전에도 존재하고 이후에도 존재한 한국 대중음악의 가교다.
김창완은 “내 노래들은 다 지나간 음악이라 생각했는데, 동시대의 무대에 서라니 시간이 온 건지 간 건지 모르겠다”며 “음악을 해오며 내 음악이 지금의 K-팝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체감하게 됐다. 우리 밴드가 지금의 K-팝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그곳에 한발 다가서며 동시대성을 회복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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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완 [세종문화회관 제공] |
그러면서 “컨템퍼러리라는 것은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나와 함께 있습니다’라는 선언이다. 누구나 자신의 지금을 잘 모르지 않나. 저도 모르는 저의 현재성을 깨우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막 공연은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공연으로 꾸며진다. 함께 모인 아티스트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서울시무용단의 ‘스피드’ 음악을 맡았던 사운드 아티스트 해미 클레멘세비츠, 중세 성악가 크리스티앙 플루아,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 올리비아 마랭, 해금 연주자 김예지,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정가 가객 조윤영이 참여한다.
클레멘세비츠는 “프랑스 중세와 한국 전통의 소리, 유럽과 한국 악기의 음색, 전자음악과 어쿠스틱 악기의 음색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질적 장르의 만남도 기다리고 있다. 올해엔 탈춤과 메탈이 만났다. 천하제일탈공작소와 밴드 반(7월 10∼11일)은 ‘힙불교’ 열풍과 함께 MZ세대 사이에서 눈에 띄게 팔려나간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를 바탕으로 깨달음을 얻는 여정을 풀어낸다.
천하제일탈공작소 김지훈은 “탈춤과 메탈은 시대의 울부짖음을 담는다. 탈춤이 시대의 해학을 몸으로 전한다면, 메탈은 음악으로 들려준다”며 “자아를 찾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고 고행의 길을 가는 싯다르타를 통해 우리도 깨달음의 지혜를 얻고 싶다”고 했다.
창작집단 음이온은 ‘개기일식 기다리기’(8월 7~10일)를 무대에 올린다. 3시간 동안 관객과 배우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개기일식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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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이하느리 [세종문화회관 제공] |
이 무대의 막내는 현대음악 작곡가 이하느리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절친한 동생이자, 헝가리 ‘버르토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드러낸 그는 요즘 눈에 띄게 활발히 활동하는 젠지 작곡가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상주 작곡가로 있으며 2026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 작곡 부문 결선에 진출한 상태다. 그의 첫 장편 무대 격인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는 ‘아기돼지 삼형제’를 모티브로 삼는다. 원작을 따르지 않고 세 존재의 관계를 중심으로 색다른 이야기를 구성한다. 이미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전복이다.
이하느리는 “처음에는 작곡 발표회 정도로 생각했는데, PD님이 ‘무대에 불만 안 지르면 다 해도 된다’라고 하셔서 음악 중심의 음악극을 만들어봤다”며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했다. 연출도 이하느리가 맡았다. 극작은 노승주다.
안무가 김혜경은 그의 스승과도 같은 안은미의 ‘무덤 시리즈’(1998)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7년 만의 신작 ‘묘묘: 고양이 무덤’(8월 21~24일)을 보여준다. 죽음에 대한 개인적 기억을 무용으로 풀었다. ‘싱크 넥스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서커스 아티스트 코드세시(8월 1~3일)도 주목할 무대다.
올해 싱크넥스트는 한국과 프랑스 아티스트 6인의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를 프랑스 국립 기메 동양 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등에서 국내외 투어도 예정하고 있다. ‘싱크넥스트’ 창작 초연의 첫 해외 진출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유럽의 동시대 예술은 과거 소비시장으로의 역할을 해왔는데 최근 들어 예전만 못하다. 유럽의 금융위기가 지원에 의존하는 예술가들의 생산성을 떨어뜨렸다”며 “반면 한국은 삶이 고단하고 정치, 경제 이데올로기의 충돌로 치열한 예술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예술은 예술가들의 비명과 절규인 만큼, 지금의 서울이 19세기 파리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