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하랬더니…중기부 산하 기관 자회사들, 퇴직 임원 보은 자리?[중기+]

[중기부]


현 자회사 대표 3명 모두 모기관 임원·간부급 이력 갖춰
문재인 정부, ‘정규직 전환’ 위해 설립… 8년 뒤 모기관 퇴임자리
한유원파트너스 현 대표, ‘계엄’ 혼란 시기 2025년 1월 1일 부임
기관장들 억대연봉 기본에 업무추진비 별도 존재 임기는 3년 안팎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문재인 정부 당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명분으로 설립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자회사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모기관 퇴직 임원들의 재취업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진공파트너스, 기보메이트, 한유원파트너스 세곳 자회사의 현재 대표 3명 모두 모기관 고위 임원 출신들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21년 공공기관 퇴직자가 모기관이 출자한 회사에 재취업 하는 문제가 광범위한 것을 두고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중기부 산하 기관 가운데 자회사를 가진 곳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 등 세곳이다. 각 기관은 각각 중진공파트너스, 기보메이트, 한유원파트너스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자회사들의 역할은 사업시설관리 및 청소 용역 등으로 대동소이 하다. 세곳의 자회사들은 모두 2018년에 설립됐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 당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목적으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출신 인사들이 기관이 출자한 자회사로 취업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 현 자회사 대표 3명 모두 모기관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인사는 계엄으로 혼란하던 시기인 지난 2025년 1월 1일 자회사 대표로 부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임기는 3년 가량으로 알려진다. [자료=알리오. 그래픽 챗GPT 제작]


중진공 사례를 보면 중진공파트너스는 김병수 전 중진공 이사가 2024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대표가 중진공에서 퇴임한 것은 지난 2024년 1월 14일, 중진공파트너스 대표로 취임한 것은 퇴임 이틀 뒤인 2024년 1월 16일이다. 중진공에서 차장으로 재직했던 윤모씨 역시 중진공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겼다. 윤씨는 지난 2023년 6월 30일 중진공을 퇴사했고, 이듬해 1월 22일 중진공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겼다. 중진공이 100% 지분을 가지고 출자한 한국벤처투자도 중진공 출신 과장급 인사가 퇴임 후 재취직 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술보증기금의 자회사 기보메이트 역시 현재 대표인 이은일 대표는 기보 이사 출신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24년 7월 15일 기보를 퇴사했고, 이듬해인 2025년 4월 기보메이트 대표로 취임했다. 이 대표는 기보 입사(1991년) 후 기술보증부장, 부산지역본부장, 기보 상임이사 등을 지낸 바 있다. 이 대표 외에도 이모 기보 경영지원역도 기보를 퇴직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2022년 4월 1일 기보메이트로 적을 옮겼다.

한유원파트너스의 현 대표 윤재복씨는 ‘계엄’으로 인해 혼란했던 지난 2025년 1월 1일 한유원파트너스 대표로 부임했다. 윤 대표는 한유원 유통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낸 한유원 고위임원 출신으로, 2024년 9월 한유원을 퇴직한 뒤 한유원파트너스 대표로 보직을 옮겼다. 이외에도 이모 상임이사도 2021년 한유원을 그만둔 바로다음날인 2022년 1월 1일 한유원파트너스로 이직했다. 한유원 고위직 출신인 이모씨도 한유원이 대주주인 공영홈쇼핑으로 지난 2022년 직을 옮겼다.

중진공파트너스와 기보메이트, 한유원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에 모두 설립됐다. 중진공파트너스는 6월, 한유원파트너스는 11월, 기보메이트는 12월에 각각 설립됐다. 중진공파트너스는 중진공 용역직 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위해 설립됐고, 기보메이트는 기보의 고객센터·보안·시설관리·환경미화 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만들어졌다. 한유원파트너스도 공시상 설립 목적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자회사가 설립된 지 8년 가량 지나면서 모기관 출신 임원들이 주요 보직 자리에 반복적으로 앉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오 공시만 놓고 보면 기보에서는 최근 5년간 퇴직 임직원 2명이 기보메이트로 재취업했고, 중진공에서는 김병수 대표를 포함해 모두 2명이 중진공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에서는 윤재복 현 대표 등 2명이 한유원파트너스로 재취업했다.

이들의 이직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엔 걸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은 취업심사대상자가 퇴직 후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취업심사대상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다. 취업 전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업무관련성 확인 또는 취업승인을 받는다. 이들의 재취직이 확정된 것은 취업심사에서 결격 사유가 없다고 승인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도의 사각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모기관 출신 인사가 자회사로 재취업 하는 사례는 그간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국민권익위는 이미 2021년 공공기관 퇴직자가 모기관이 출자한 회사에 부당하게 재취업 하는 문제를 “부당 재취업”으로 규정하고, 재취업 심사위원회 구성·심사평가 기준 마련·재취업자 명단 공개를 권고한 바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모회사의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면서도 “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고 낙하산 인사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도 지난 2022년 발간한 ‘공공부문 자회사 거버넌스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모기관 출신이 모·자회사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업무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모기관 출신을 무조건 배제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자회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 측면에서 외부 전문가의 영입도 필요하다. 자회사 임원 선임 시 공모 절차를 강화하고 모기관의 당연직 임원 선임을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련 질의에 대해 한유원 측은 “한유원파트너스 대표이사 선임은 파트너스에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개모집 공고, 서류 및 면접심사 후에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치는 일반적인 절차를 통해 선임된다”고 설명했다. 중진공 측은 “중진공파트너스 직원 채용은 공개모집 공고를 바탕으로 서류 및 면접심사 등을 거쳐 이루어지며, 해당기관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중진공 퇴직자 사례 역시 해당 채용 절차를 거쳐 채용 됐다”고 밝혔다.

기보측은 “대표이사 선임은 공개모집 후 외부인사가 참여한 사장추천위원회의 서류 및 면접 심사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특히 퇴직임직원이 지원할 경우 외부인사가 과반수로 구성된 별도의 취업심사위원회 적격성 심사를 거치도록 해 선임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철저히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진공파트너스, 한유원파트너스, 기보메이트 대표의 임기 및 보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대신 지난 2021년 국정감사 당시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보메이트 대표의 연봉은 1억5200만원, 중진공파트너스의 연봉은 1억4360만원으로 파악된다. 2026년 현재의 기관장들의 연봉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임기는 3년 가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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