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묻지마 살인’ 들불처럼 번지는 추모 성명…친구들 ‘엄벌 호소’ [세상&]

피해 학생 동기생들 SNS에 호소문 게시
“가해자 엄벌·재발 방지 대책 마련해야
피해자·지역 향한 2차 가해도 멈춰달라”
사이코패스는 아냐 신상공개는 오는 14일

지난 7일 고교생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월계동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피해 학생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친구를 잊지 않겠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침묵하지 않겠다.”

광주에서 발생한 여고생 피습 사건과 관련해 지역 학생사회와 또래 청소년들의 성명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가해자에 대한 엄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는 지역 혐오성 표현과 2차 가해 중단도 호소하고 나섰다.

11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피해자와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을 함께 보냈다고 밝힌 학생들의 호소문이 게시됐다. 이들은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며 “청소년 대상 강력범죄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는 침묵하지 말고 공식적인 추모와 안전대책 마련에 책임 있게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촉구했다. 이들은 “더 많은 사람이 이 사건을 기억하고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며 “그래야만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며 가해자 또한 반드시 그에 맞는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이후 학생들의 집단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 지역에서는 명진고, 수완고, 전남여고 학생회 등이 사건 관련 입장문을 내고 엄정한 수사와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광주를 넘어 강릉, 대구 지역 고등학교 학생회 등 다른 지역 학생 사회까지 연대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사건에 대한 청소년층의 공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성명문을 통해 “사건 이후 온라인에서 지역 전체를 비하하거나 희화화하는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며 “피해자와 유가족, 지역 학생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는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피해자의 친구들이라고 밝힌 이들이 SNS에 올린 호소문 [인스타그램 캡처]

피의자 신상공개는 14일…사이코패스는 미해당

피의자가 신상 공개 결정에 동의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다만 현행 중대범죄신상공개법상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최소 5일의 유예기간을 두어야 한다. 피의자 장모 씨가 공개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게시 시점은 오는 14일로 예정됐다. 경찰은 장씨의 이름, 나이,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할 방침이다.

장씨는 지난 5일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고교 2학년생 A(17) 양을 살해하고 다른 고교생 B(17) 군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 등)로 구속됐다.

그는 “사는 것이 재미가 없어서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다.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프로파일러는 장씨를 상대로 면담하며 심리검사를 벌였다. 다만 이 결과 사이코패스로 볼 수 있는 기준에는 미달했다고 밝혔다. 피의자에게 20개 문항을 질문해 얻은 답변을 분석한 뒤 40점 만점 중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1차 프로파일러 면담을 마친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도 열어두고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추가로 2차 프로파일러 면담을 진행하는 등 종합적인 분석을 거쳐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경찰은 이 같은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대응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취약 시간대와 장소에 지역 경찰을 집중 배치하고 사건 발생 시 범행 동기 등을 심층 분석해 향후 유사 범죄 예방 대책 마련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 피의자 신상 공개도 적극 검토해 국민이 불안을 덜고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7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묻지마 살인’ 피의자 장모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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