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무시” vs “행정 횡포”…한강 마라톤 연기, 고발전으로 번졌다

마라톤 장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오는 16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4회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대회’가 개막 이틀을 앞두고 잠정 연기됐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조직위원회(조직위)는 전날 밤 대회 연기를 공지했다. 동대문구청이 마라톤 출발지인 장안1수변공원의 사용 승인을 취소한 직후였다. 조직위는 긴급 공지사항을 통해 “행정기관의 비협조와 물리적 방해 속에 대회를 강행할 경우 주로 이용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는 판단하에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동대문구 장안1수변공원을 출발해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일대를 달리는 100㎞·50㎞ 코스로 구성됐다. 2023년 시작된 대회로 올해가 4회째다.

핵심 쟁점은 한강공원 사용 승인 여부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한강공원에서 5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려면 상반기 기준 전년도 9월에 서류를 제출해 승인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직위가 동대문구청에서 출발지 사용 승인을 받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직위는 지난해 대회 때도 이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조직위는 “지난 3월 초 관할 지자체인 동대문구청으로부터 대회장 사용 및 안전관리계획에 대한 정식 승인을 받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대회 직전 미래한강본부의 부당한 압박과 이에 따른 동대문구청의 일방적인 행정 승인 취소 처분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안전 문제도 불허 이유로 들었다. 같은 날 뚝섬한강공원에서는 드론라이트쇼가 열려 약 3만명의 인파가 몰릴 예정이었다. 미래한강본부는 14일 발표한 보도참고자료에서 “오후 5시 출발한 참가자들이 뚝섬에 도착할 때 드론쇼 관람 인파가 밀집해 있어 시민 보행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조직위는 드론라이트쇼 행사장을 피하는 우회 주로를 마련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미래한강본부는 신청서 접수 자체를 거부했다.

미래한강본부는 “동대문구청에 출발 장소를 승인받은 것을 방패 삼아 한강공원을 무단 사용하려는 행태는 공공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며 주최 측을 하천법 위반으로 사법기관에 형사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천법에 따르면 하천구역 내 시설·토지 점용을 위해서는 관리청 허가가 필요하며, 위반 시 2000만원 이하 벌금이나 2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조직위도 맞대응에 나섰다. 조직위는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기관들에 대해 직권남용 및 명예훼손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기된 일정에 참가할 수 없는 신청자에게는 참가비를 전액 환불할 예정이며, 새 개최 일정은 법적 지위 회복 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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