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자산 ‘밸류업’ 시도…해외에서는 일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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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퍼스트. [에어퍼스트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수익성 높은 포트폴리오 기업을 매각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는 ‘컨티뉴에이션 펀드’ 전략을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 잡은 ‘장기 보유 전략’이 국내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2호, 3호에 담은 에어퍼스트 지분을 신규 펀드로 이관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에어퍼스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에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다. 특히 삼성전자 평택 P3·P4 공장의 가스 공급자로 반도체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고 있다.
IMM PE는 2019년 글로벌 산업가스 기업 린데의 한국 사업부를 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해 에어퍼스트를 출범시켰다. 2023년 블랙록이 에어퍼스트 지분 30%를 약 1조원에 사들이면서 에어퍼스트의 기업가치(EV)는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 과정에서 책정된 기업 가치는 4조원 이상으로 약 2년 만에 3000억원 이상 추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반도체 시장 성장에 따른 산업가스 수요 확대로 에어퍼스트의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만기를 별도로 정하지 않은 ‘에버그린 펀드’ 구조로 설계돼 초장기 투자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통상 사모펀드가 조성한 펀드 만기는 5~7년이다. GP(운용사)는 포트폴리오 자산을 매각하고 기관투자자 등 LP(유한책임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해야 한다.
하지만 만기에 쫓긴 매각은 제값을 받기 어렵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P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LP를 교체한다. GP는 기존 보유 지분을 이관할 신규 펀드를 조성하고 새로운 LP를 모집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LP는 투자원금과 수익을 돌려받거나 신규 펀드에 재투자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22년 한앤컴퍼니가 쌍용C&E를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이관한 것이 첫 사례로 꼽힌다. 2015년 조성한 2호 펀드로 쌍용C&E에 투자한 후 만기가 다가오자 컨티뉴에이션펀드를 조성했다. 해당 펀드 만기는 5년으로 내년 청산이 예상된다.
PE 업계에서는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성숙’이 있다고 분석한다. 장기 보유를 통해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만한 우량 자산이 늘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국내 PE들은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 엑시트와 컨티뉴에이션 펀드 2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한다. 실제 펀드 조성 사례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내부 검토를 거친 사례는 꽤 많을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일반화된 방법으로 기존 LP들은 수익을 실현하고 신규 LP는 투자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보유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타이밍을 기다리는 전략이 주목 받으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LP 입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검증된 자산에 투자할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매각 실패’를 가리기 위한 면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 취지다.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늘어나면 LP의 투자 자금이 당초 계획보다 오래 묶이는 점도 부담이다.
한 연기금·공제회 관계자는 “투자한 기업의 가치가 오르고 있어도 매각되지 않으면 LP 입장에서 실질적인 현금 회수 성과는 제한적”이라며 “기업공개 혹은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 하기 어려워지면서 컨티뉴에이션 펀드 같은 대안적인 방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우량 자산 장기 보유가 목적인지, 매각 실패에 따른 펀드 연장인지 실질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