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없애버리는 게 맞다” 삼성 노조 임원 극단적 발언 논란

정부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 시사에
초기업노조 지도부 격앙된 반응 표출
“회사 XX 한 대 갈기고 싶다, 깡패 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2차 사후조정은 총파업 예고일 사흘 앞두고 마지막 교섭이 될 전망이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삼성전자 총파업을 주도하는 최대 노동조합의 부위원장이 “회사를 없애버리는 게 맞다. 분사도 각오한다”는 등 극단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정부가 총파업 시 긴급조정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시사하자 노조 지도부 안에서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이송이 부위원장은 전날 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파업 동참을 요구하면서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가 책임진다”며 “분사할 거면 하고,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돈 보고 이거 하는 거 아니다”라며 “분사 각오로 전달한다. 이번에 꺾이면 다시는 삼성전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위원장은 이같은 게시글을 본 조합원과의 일대일 대화에서 “회사 죽빵(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행위) 한 대 갈기고 싶다”, “원한다면 깡패가 되죠”, “우린 법대로 해왔고 원하는 대로 해볼께 파국 갑시다”, “감방 보내면 책도 좀 읽고 운동 좀 하고 오겠다”는 등 극언을 쏟아냈다.

일대일 대화를 통한 대화는 해당 조합원이 노조 커뮤니티 등으로 옮기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성과급 요구만 하면서 노노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비(非)반도체 부문인 DX(디바이스경험) 소속인 이 부위원장이 분사까지 거론한 것은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자신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자 이 부위원장은 이날 매일경제에 “제 발언의 취지는 삼성전자 안에서 반복돼 온 노조를 무시하거나 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는 잘못된 관행, 태도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와 조합의 정당한 활동이 존중받는 방향으로 삼성전자가 변화해야 한다는 뜻이었다”며 “앞으로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더 신중하게 표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부위원장의 발언은 전날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자 나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삼성전자의 파업 시) 수출 감소와 금융시장 불안, 협력 업체 경영 악화와 고용 위축 등 경제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청와대도 김 총리의 긴급조정권 검토 발언에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힘을 실었다.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전날 사측과 사후조정 사전 회의를 가졌다고 밝히고 “사측이 (정부의) 긴급조정권(발동)을 시사하며 조합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 이후 회사의 태도도 변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긴급조정, 중재로 가면 노조가 힘들 것이라고 해서 ‘그만 이야기하자’ 하고 나왔다”며 “피해가 클 것이라고 압박하지만 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사측은 1차 사후조정 때 중노위가 제시한 검토안보다 더 후퇴된 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의 상한(연봉의 50%)을 유지한 채 EVA(경제적부가가치)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넘어서면 OPI와 별도로 영업이익의 9∼10% 재원을 전체 부문 60% 대 사업부별 40%로 나누자는 제안으로 전해졌다.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제도화하자고 맞서고 있다. 성과급 재원은 DS 부문 전체 70% 대 사업부별 30%로 나눌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세종 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을 진행한다. 21일 총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교섭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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