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는 DX 매출 비중 65% 달해
직원 10명 중 4명은 DX
DX부문 조합원, 교섭 중단 가처분 신청
성과급 협상 소외감에 노조 탈퇴 행렬
초기업노조 일각선 “분사까지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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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평택=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 중단 볼모로 강경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과반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목소리가 반도체(DS) 부문 성과급 인상에만 치우치면서 노조 간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이다.
DS부문 매출이 주춤할 때 회사 실적을 지탱해온 디바이스경험(DX)부문 구성원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전체 직원 수에서 DX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육박하고 실적 측면에서도 작년 삼성전자 매출의 과반을 책임졌지만 현재 교섭 체제에선 소외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선 DX부문이 홀대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결국 DX부문에선 반발 움직임이 행동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4000여명이 초기업노조에서 탈퇴했다. 일부 DX부문 조합원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사측과 교섭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에 돌입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명은 지난 15일 수원지방법원에 초기업노조의 임금·단체교섭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 노사 협상에서 소외된 DX부문에서 법적 절차를 문제 삼고 나섰다.
초기업노조 규약에 의하면 단체교섭 요구안을 총회에서 확정해야 하지만 초기업노조는 작년 11월 7일부터 일주일 간 인터넷 설문조사 형태로 교섭 요구안을 마련했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노바는 규약과 달리 총회 관련 공고가 단 하루 전에 공지됐고 집행부가 전체 의견 수렴 절차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초기업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며 사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DX 직원은 사실상 협상에서 의견조차 내기 어려운 여건이다. 이달 초 DX부문 조합원이 중심이 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가 영업이익 기준 최소 1% 이상을 전사 공통재원으로 요구했지만 초기업노조에선 교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반영하지 않았다. 동행노조는 협상 대열에서 벗어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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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직원 현황 |
DX부문 입장에선 초기업노조 대표성에 문제를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직원 구성과 실적 비중을 놓고 봐도 DX부문이 삼성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2021년 말 기존 소비자가전(CE)부문과 IT·모바일(IM)부문이 하나로 통합돼 만들어진 DX부문은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매출 최대 비중을 차지하던 사업부였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결 기준 매출은 333조6059억원이었는데 이 중 56%인 187조9673억원이 DX부문에서 발생했다. DS부문 매출 비중은 39%(130조1282억원)이었다. 기간을 늘려봐도 DX부문은 최근 수년 동안 전사 실적에서 매출 과반을 지속했다. 2024년 174조8877억원으로 매출의 58%를 점했고 반도체 사업이 약 15조원 적자를 기록한 2023년에는 65%(169조9923억원)로 더욱 컸다. 이 해 DS부문 매출 비중은 26%를 나타냈다.
직원 비중으로 봐도 DS부문에 못지 않다. 작년 말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기간제 포함)는 12만8881명이었는데 이 중 DX부문 직원은 39%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초기업노조가 이끄는 교섭에선 전체 직원의 60%를 위한 주장만 담기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기업노조에 속해있던 비(非)반도체 조합원은 노조를 떠나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4000여명의 조합원이 탈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평택사업장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 때만해도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5000명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이탈 행렬이 이어지면서 이날 오전 10시 기준 7만1375명까지 줄었다.
조합원 수가 계속 줄어들면 초기업노조의 과반노조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17일 과반노조 법적 지위를 확보했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6만4000명 이상 조합원이 가입해야 한다.
초기업노조 집행부의 추가수당 수령도 노조 탈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3월 총회에서 월 조합비의 5%를 직책수당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노조 규약을 신설했다. 집행부 1인당 월평균 580만~700만원을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집행부 임원은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으면서 노조 업무에 전임하고 있지만 추가 수당까지 받는 셈이다.
DX부문 조합원은 가뜩이나 불만스러운 여건인데 파업 기간 중에는 조합비까지 상승한다. 초기업노조는 쟁의 기간 중 조합비를 현재 1만원에서 5만원으로 임시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지난 3월부터 조합비가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랐는데 돈을 더 내야 한다.
DX부문에선 노조 가입을 유지하는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돈을 초기업노조의 교섭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소송비에 보태자는 목소리도 있다.
이 같은 와중에 초기업노조에선 분사까지 불사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은 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삼성전자는 우리가 없애버리는 게 맞다”며 “분사 각오로 전달한다. 이번에 꺾이면 다시는 삼성전자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