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⑦]실체 드러나는 영종 국제학교 ‘송도 판박이 ’… 유정복 후보, ‘위법 협약 자처’ 비난 고조

유치 방식만 달랐지 2년 전 무산된 ‘송도 해로우스쿨’ 사태와 똑같아
인천경제청, 영종서 같은 국제학교 유치 행정 과오 반복
유정복, 국내법 위반 소지 있는 위컴애비 본교 이사장과 협약… 위법 인정한 꼴
박찬대 후보, “모르고 했다면 무능, 알고 했다면 시민 기만… 탈법 행정 카르텔” 비난
22일 인천지법 변론 기일, 인천경제청 ‘무자격 심사’ 실체 드러날까 이목 집중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지난 2월 영국 위컴 애비 스쿨을 방문해 피터 워렌 이사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는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우선협상대상자 영국 위컴애비스쿨) 유치 사업을 둘러싸고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의 행정 책임론과 위법성 묵인 의혹이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유정복 후보가 민선 8기 인천시장 재임 시절 과거 국내 현행법 위법 소지로 무산됐던 송도 국제학교 영국 해로우스쿨(Harrow School) 유치에 대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행정 오류를 바로잡기는커녕 그대로 방치하며 묵인했었다.

그런 유 후보는 지난 2월 영국으로 날아가 자신이 직접 국내 현행법에 적법하지 않은 것으로 의혹이 짙은 영종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 위컴애비(Wycombe Abbey)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오히려 무산된 해로우와 똑같은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비난이 예상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당찬캠프)는 이에 대한 파상 공세에 나서면서 사업 추진 구조와 법적 적합성을 둘러싼 의혹이 지방선거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사태의 명확한 실체는 오는 22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릴 인천경제청 대상 소송의 변론 기일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무산된 ‘송도 해로우 사태’ 겪고도 영종 국제학교 ‘판박이’ 되풀이

이번 영종 국제학교 논란은 2년 전인 송도국제도시 국제학교 유치 과정에서 불거진 ‘영국 해로우스쿨’ 사태와 판에 박은 듯 닮아있다.

당시에도 현행법에 위반되는 영리기업 민간법인의 우회 진출 및 자격 미달 문제가 제기되며 결국 유치가 무산된 바 있다.

국제학교 설립은 현행법인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비영리 외국교육기관이 설립하는 것으로, 검증된 명문 국제학교를 직접 유치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유 후보는 민선 8기 시장 재임 당시 잘못 유치된 송도 해로우에 대해 적법한지 전면 재검토하거나 바로잡지 않고 ‘나 몰라라’ 식의 방치로 일관했다.

이를 더해 국내 현행법 위반의 실체가 밝혀져 무산된 송도 국제학교 유치 행정을 담당한 인천경제청 실무 관련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전혀 전가하지 않았다.

이처럼 행정 수장의 방관 속에 인천경제청은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 공모에서도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했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해 보면, 영종 국제학교의 실질적 설립·운영 주체는 영국 본교가 아닌 조세회피처(케이만제도)에 등록된 영리 민간기업 ‘BE에듀케이션’이다.

이는 외국교육기관 설립 자격을 ‘외국학교법인(비영리)’으로 제한한 현행 외국교육기관법 제4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구조다.

인천경제청, 논란 잠재우기 방안 제시… 영국 현지에 별도 비영리법인 설립 요청

논란의 핵심은 인천경제청이 “영국 명문학교 본교 직영”이라고 홍보해 온 영종 국제학교가 실제로는 본교가 아닌 제3의 민간 교육업체 중심 구조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점이다.

따라서 영종 국제학교 사업은 위컴애비 영국 본교의 직접 운영이 아니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민간 교육업체 ‘BE에듀케이션’을 통한 운영 구조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 민간 교육업체가 국내 외국교육기관 설립 자격 논란에 휩싸이면서 “명문학교 유치가 아니라 사실상 브랜드 장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위컴애비는 해외 캠퍼스를 별도 자회사인 ‘위컴애비 인터내셔널’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사업 역시 BE에듀케이션이 실질적으로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현행법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인천경제청은 최근 위컴애비 측에 “영국 현지에 별도의 비영리법인을 설립한 뒤 그 법인이 국내 학교를 세우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대 당찬캠프, “무자격 업자 숨기고 법망 뚫어준 의혹의 실체 밝히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찬대 시장 후보의 ‘당찬캠프’는 지난 17일 공식 논평을 내고 유정복 후보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당찬캠프는 논평을 통해 “명문 국제학교라는 화려한 포장지 속에 무자격 업자를 숨겨두고 측근들을 동원해 법망을 뚫어준 의혹의 실체를 300만 인천시민 앞에 한 점 숨김없이 밝히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 후보가) 모르고 한 것이라면 무능이고, 알고 한 것이라면 시민 기만”이라며 “이 사태의 본질은 인천 교육의 백년대계를 볼모로 잡은 무자격 개발업자와 이들의 탈법을 앞장서서 도운 행정 카르텔의 야합 의혹”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유 후보가 임명한 인천경제청 고위직들이 위컴애비 측에 ‘영국 현지 비영리법인 설립’이라는 우회안을 코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법을 수호할 행정기관이 무자격 업체의 해결사를 자처한 꼴이다.

박 후보 측은 “유 시장 후보가 이를 몰랐다고 할 수 있느냐”라며 “행정력을 사유화해 시민의 눈을 속인 정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밀어붙였다.

소송과 위법 의혹 학교 논란에도 유 후보 직접 업무협약 서명

실제로 유 후보 본인이 이 같은 위법성 구조 의혹을 인지하고도, 자신의 핵심 공약인 ‘글로벌톱텐시티’의 성과 내기에 급급해 외교 행보를 강행했다는 점은 가장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국제학교 유치의 최종 결정권자인 시장이 국내법을 위반한 형태의 설립 주체(위컴애비)를 찾아가 직접 손을 잡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위법한 학교 설립 절차를 스스로 인정하고 공인해 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자격 미달 업체의 ‘법망 우회’ 행위를 행정 수장이 앞장서서 추인해 준 셈이기 때문이다.

인천지법 변론 기일 분수령… ‘인천경제청 카르텔’ 실체 드러나나

불투명한 공모 심사와 특정 업체 맞춤형 특혜 의혹은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진 상태다.

공모에서 탈락한 타 학교 측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공모지침 위반, 비영리 원칙 훼손, 공공성 결여 등의 문제를 제기한 선정 처분 무효 소송의 변론 기일이 오는 22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이번 재판은 피고인 인천경제청이 왜 초기 조건을 완화해가며 위컴애비 측에 공모 마감 기한을 연장해 주었는지, 자격 미달 논란이 일자 왜 고위직들이 직접 나서 우회로를 코치해 주었는지 등 이른바 ‘인천경제청 행정 카르텔’의 실체를 밝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박찬대 후보 당찬캠프의 파상 공세와 함께 터져 나온 이번 의혹은 이날 법원 변론을 통해 인천경제청의 위법 행정 실체가 낱낱이 드러날 경우 유 후보에게 향후 선거 국면은 물론 행정 신뢰도 추락에 따른 엄청난 정치적·법적 비난 직격탄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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