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머니 올라탄 동탄 국평 22억, 광교도 앞질렀다 [부동산360]

반도체 성과급 유입 전망에 주택 시장 변화
10·15 대책 이후 규제 비껴간 ‘풍선효과’도
전문가 “동탄 과열 조짐…집값 하락할 수”


동탄 내 주요 단지들이 위치한 동탄대로시범길교차로의 모습. 윤성현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반도체 산업의 상승세가 국내 주택 시장 지형마저 바꾸고 있다. 반도체 기업직주근접이 가능한 경기 화성 동탄 집값이 주간 단위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더니, 강남에 더 가까워 선호되던 광교 실거래가도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인근 반도체 기업의 사내대출 및 성과급 지급 전망에 따른 매수 수요도 움직였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비껴간 이른바 ‘풍선효과’도 발생한 것으로 봤다.

젊은 ‘반도체맨’ 몰리자 동탄, 광교 밀어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의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동탄역롯데캐슬 국민평형 84㎡(이하 전용면적)가 지난 4일 22억2500만원(33층)에 거래돼 수원 영통구에 소재한 광교중흥S클래스의 동일평형 최고가(18억3000만원·13층)보다 높은 값에 팔렸다.

같은 단지(동탄역롯데캐슬) 더 작은 규모인 65㎡도 지난 4월 16억4700만원(32층)에 거래되며 한 달 후 15억5000만원(13층)에 거래된 광교센트럴뷰 74㎡보다 매매가가 높았다.

주택 시장 안팎에서 이 같은 흐름이 이례적이라 보고 있다. 광교는 본래 강남으로 이어지는 ‘수인분당선’에 위치해 분당 다음으로 경기도 남부 지역에서 집값이 높았던 대표 지역이었다. 광교중앙역에서 판교역까지는 19분, 강남역까지는 33분 남짓인데다 수원시 매탄동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시티까지 출퇴근이 용이해 이전부터 삼성맨, 강남권 출퇴근 직장인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호황이 수혜를 입은 젊은 ‘반도체맨’들이 동탄으로 몰려들면서 집값 추월현상이 나타났다. 인근 삼성전자, ASML, 그리고 현대·기아차 등 관련 기업에 종사하는 고소득 직원들이 동탄에 내 집마련을 하러 몰려든 것이다. 실제 동탄이 속한 화성시는 올해 기준 평균 연령이 40.0세로 ‘젊은 도시’로 불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호재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 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광교에는 갤러리아백화점이 있고, 동탄에는 롯데백화점이 있는 등 직주근접 정도, 아파트 밀집도 그리고 쾌적성 측면에서는 두 지역이 비슷하다”며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동탄에는 GTX 노선이 추가된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호가는 이같은 흐름을 더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동탄역롯데캐슬의 경우 현재 84㎡ 아파트는 매물이 없다. 102㎡ 등 중대형 아파트의 호가는 최고 27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일부 대형 평형은 30억원 호가가 형성됐다. 광교의 경우 호가는 그보다 낮다. 광교중앙역 인근 1764세대 대단지 자연앤힐스테이트 84㎡는 매물이 32개 출회돼 있는 가운데 가격이 17억5000만원부터 23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10·15 대책 이후 역전 본격화…풍선효과 나타나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에 위치한 동탄역롯데캐슬의 모습. 윤성현 기자


전문가들은 반도체 종사자들의 성과급이 특정 지역으로 쏠리고 있긴 하지만, 동탄의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으론 ‘풍선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 의무가 부여된 광교와 달리 동탄은 세를 끼고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동탄이 광교의 집값을 넘어선 건 서울 전지역과 경기도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 지난해 10월 3일 같은 날, 동탄역롯데캐슬 84㎡는 15억3000만원에 거래된 반면 광교중흥S클래스는 16억1000만원에 팔렸다.

하지만 대책 시행 이후인 11월 동탄역롯데캐슬이 17억5000만원(44층)에 팔리면서 같은 달 16억4000만원(18층)에 팔린 광교중흥S클래스를 추월했다.

동탄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방에 거주하는 이들이 동탄의 집값이 더욱 상승할 거라고 생각하고 세를 끼고 사간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이외에도 동탄 내 갈아타기를 원하지만 아직 이사가 불가능한 세대가 일단 세를 끼고 사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출도 영향을 미쳤다. 동탄은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으로 선정돼있지 않아 대출이 주택담보비율(LTV) 70%까지 가능하다. 특히 평균 연령이 39.5세로 낮고 고액 연봉자들이 몰려있는 지역 특성상, 생애최초 등 각종 대출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화성시 동탄구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상가 등) 대출지수는 평균 71.55를 기록했다. 대출지수는 거래가격 대비 근저당권 설정 비율로, 70을 넘으면 매수자가 집값의 70% 이상을 대출로 조달했다는 의미다.

남혁우 연구원은 “같은 GTX 노선을 비교해봤을 때 동탄역 인근 단지가 서울의 청량리 대장 아파트보다도 실거래가가 높은 상황”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추가적인 규제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제 값을 찾아 가격 하락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8일 기준) 동탄의 주간 아파트 상승률은 1.98%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광교가 포함된 수원시 영통구(0.26%)와 용인시 수지구(0.2%)를 압도하는 수치며, 서울서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강서구(0.42%) 보다도 네 배 넘게 가파른 상승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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