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면 목소리 낼 수 있어” 서울 도심 물들인 퀴어퍼레이드 무지개 물결

13일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2026 제27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한 참가자가 무지개 깃발을 입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토요일인 13일 서울 도심 을지로·종로 일대에서 성소수자 연례행사인 제27회 퀴어퍼레이드가 열렸다. 현장에선 무지개 무늬 옷과 망토, 스카프 등을 입은 참가자들과 무지개 깃발로 가득했다.

4년 전인 2022년부터 행사에 참여해오고 있다는 염모(24)씨는 “다른 퀴어 분들과 다 같이 모이는 자리라 계속 나오고 있다”며 “함께 하면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그는 “동생이 군대에 있어 오늘 군인권센터에 후원금을 전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처음 행사에 참가했다는 한 자원활동가(21)는 “누구나 사람이기에 당연히 자신의 성적 지향과 젠더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면서 “사람이고 싶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제27회 퀴어퍼레이드’ 현장. [헤럴드DB]


행사장에는 성소수자 단체 외에도 프랑스·호주·벨기에 등 주한 대사관들이 만든 공간도 마련됐다. 영광제일교회·가톨릭퀴어연구회·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단체들이 세운 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부스를 찾은 이들에게 축복기도를 해주던 대한감리회 이동환 목사(45)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교회를 다닐 수 있어야 한다”며 “예수님의 정신은 배제나 차별이 아니라 사랑과 포용”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중앙대·한양대 등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도 이번 축제에 참여했다. 고려대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사람’ 회장인 배혜윤(21)씨는 “성소수자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그리고 평소 성소수자임을 밝히기 어려운 사람들끼리 다 함께 교류할 기회이기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전쟁도 많이 일어나고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만연한 사회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결국 다 연결돼 있으니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며 눈을 빛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종각역 5번 출구에서 출발해 명동성당, 서울광장을 거쳐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한편 행사장 입구가 있는 을지로입구역 건너편에서는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찬송가 등을 크게 틀었으나, 퀴어퍼레이드 측과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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