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의약품 등 인도주의 물품 구매에 한정
한국서 카타르로 옮긴 원유대금 활용 추진
종전 MOU 이후 첫 금융 유인책 성격
핵협상 진전 따라 추가 동결자금 해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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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란은 이번 MOU에서 2015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의 핵 합의보다 많은 경제적 이점을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PI]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카타르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달러의 일부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카타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처음으로 추진되는 금융 유인책으로, 향후 핵협상 진전에 따라 추가 동결자산 해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카타르가 이란 자금 60억달러를 식량·의약품 등 인도주의 물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자금은 이란산 원유 판매 대금으로 원래 한국 금융기관에 동결돼 있었지만, 2023년 미국과 이란의 수감자 교환 합의 이후 카타르 도하의 제한 계좌로 이전됐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카타르가 자금을 직접 보관한 상태에서 이란 중앙은행이 주문한 식품과 의약품 등의 구매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란이 현금을 직접 확보하는 구조는 아니며 미국이 사용 내역을 감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재 완화와 통제 장치를 동시에 유지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이는 전 세계에 동결된 것으로 추산되는 약 1000억달러 규모의 이란 자산 가운데 일부에 접근을 허용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특히 카타르 모델이 향후 다른 동결자산 처리 방식의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종전 합의 이후 이란에 대한 제한적 자금 접근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 보도는 미국이 실제 카타르와 세부 협의에 착수했다는 점을 확인한 후속 보도다.
다만 이란은 아직 해당 구조에 공식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헤란은 자금 사용 범위와 접근 권한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란이 향후 60일 동안 진행할 핵협상의 초기 신뢰 구축 조치로 해석된다. 종전 MOU 11조에는 미국이 최종 협상 진전 상황에 따라 이란 동결자산을 “완전히 이용 가능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은 우선 제한적인 자금 사용을 허용한 뒤 핵 프로그램 제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 수용 등 후속 협상 결과에 따라 제재 완화 범위를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런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 담당 국장은 “제한적인 자산 해제도 이란 경제에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며 “통화 안정과 경제 압박 완화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양국 긴장 완화의 정치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논의는 종전 합의의 경제적 보상을 둘러싼 미국 내 논란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실질적 양보를 하기 전에 보상을 받게 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반면 백악관과 협상 지지론자들은 자금 사용을 인도주의 목적에 제한하고 미국의 감독 아래 두는 만큼 제재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추가 군사 충돌 방지를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