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은 지고 중국은 뜬다?…中 “서방 중심 질서 시대 끝났다”

차이나데일리 “G7 경제 비중 60%→40%…세계 대표성 잃어”
미·유럽 균열·희토류 갈등 겨냥…中, ‘다극질서’ 주도권 부각
AI·기후·개도국 문제 앞세워 브릭스 확대 명분 쌓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으로 이동하기 위해 나란히 걷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중국 관영매체가 주요 7개국(G7)을 향해 “세계를 지배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하며 미국 중심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을 본격화했다. 최근 G7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로 합의한 데 맞서 중국은 ‘다극화된 세계질서’를 내세우며 정면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차이나데일리는 19일(현지시간) ‘G7이 세계를 지배하던 시대는 갔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소수의 선진국이 비공개 회의를 통해 국제 시스템의 방향을 결정하던 시대는 명백히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오늘날 세계는 더 다극적이고 더 상호 연결돼 있으며 더 다양해졌다”며 “개발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와 같은 문제는 훨씬 폭넓은 참여와 대표성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평은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직후 나왔다.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특정 국가가 무기화하는 데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중국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희토류 수출 통제와 공급망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차이나데일리는 G7 내부 균열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매체는 “지난 20년 동안 G7의 의제는 빈곤 퇴치와 글로벌 공공재 공급에서 지정학 경쟁과 무역 갈등으로 이동했다”며 “문제는 이제 동맹국 간 갈등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은 유럽과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오랫동안 유지해온 안보 공약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방위비와 산업정책 문제에서도 공개적으로 동맹국들과 충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제력 변화도 거론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G7 국가들의 경제 규모는 2005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60%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중국의 세계 GDP 비중은 같은 기간 약 7%에서 18% 수준으로 확대됐다.

중국은 이를 근거로 국제질서의 대표성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최근 수년간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외교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브릭스(BRICS) 확대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논평 역시 단순한 G7 비판을 넘어 중국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G7의 영향력이 급격히 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G7 국가들은 여전히 세계 금융시장과 기축통화 체제, 첨단기술, 군사력 측면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기존 국제질서 핵심 기관 역시 대부분 서방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공개적으로 G7 체제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국제질서를 둘러싼 경쟁이 경제와 무역을 넘어 규범과 제도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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