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신공항 예정 부지인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발언하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정치권이 2일 발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피습 사건과 관련해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규탄했다. 이날 만큼은 여야를 불문하고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피습 소식을 듣고 이 대표의 안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경찰 등 관계 당국의 신속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 및 치료 지원을 지시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회에서 절대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생긴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님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전말을 밝히고, 책임있는 사람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박정하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도,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 |
여권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의 쾌유 기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신년 첫날부터 이 대표가 흉기에 찔려 부상을 당하는 증오의 정치시대를 열었다”며 “총선을 앞두고 진영 대결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 발생한 이번 사태는 나라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신호탄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증오의 정치, 독점의 정치, 극단적인 진영 대결의 정치가 낳은 비극”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검투사 정치는 이제 그만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도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며 이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신당 창당 입장을 밝힌 이준석 전 대표도 수사당국의 엄정한 수사와 이 대표의 쾌유를 빌며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라는 것은 누구나 이견이 있으면 투표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의 동의를 받기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생각이 다르다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어떤 경우에서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최근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히며 이 대표와 각을 세웠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입장문을 내고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며 “부디 이 대표님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께서 어서 쾌유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폭력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 폭력이 다시는 자행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정치테러,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어쩌다 우리 정치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참담한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금태섭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제3지대 정당 ‘새로운선택’의 곽대중 대변인도 “민주주의 사회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불행한 사건이 벌어졌다”며 “부디 이 대표의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신원 불상의 남성에게 피습을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길이 20㎝ 정도의 흉기를 이 대표에게 휘둘렀다. 피를 쏟은 이 대표는 사건 발생 약 20분 만인 오전 10시47분께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부산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처치를 마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3일 오전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후속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동요하지 마시고, 대표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