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지옥3′ 하정은 왜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할까?[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 시즌3의 윤하정은 1회에서 가장 부각된 여성 출연자다. 하지만 그 후에는 얌전해졌다. 얌전해지면서 존재감과 분량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하정은 처음에는 올코트 프레싱을 하고 있어 상대하기 힘든 남자 이관희를 요리(?)할 수 있는 호적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 모습은 그 때와 어울리지 않는다. 하정이 '어디 가서 그런 대접 받을 사람이 아닌데'…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조금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하정의 전략에서 약간 아쉬운 부분이 드러난다. 처음에 너무 강하게 나갔다. 그러면서 자신의 패를 너무 빨리 다보여주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관희가 돌아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하지만 관희는 자신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혜선과 하정, 민지 등 세 여성중에서 하정을 선택할 가능성이 낮은 듯하다. 하정은 관희에게 "난 (데이트 하고픈 사람이) 너밖에 없어"라고 말했지만, 관희는 하정의 마음만 확인한 채 아무 말 없이 가버렸다.

차라리 하정에게는, 서로 좋은 말을 해 예쁜 말의 시너지를 내게 함으로써 상대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민우-시은의 대화법을 조금 참고할 필요가 있다.

'솔로지옥3'는 더욱더 화끈하고 짜릿하게, 과감하게, 예측불가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설렘이 없어졌다. 대신 플러팅(추파를 던짐, 유혹)은 초반만 해도 시도 때도 없을 정도로 치열했다.

그 연장선상에 하정이 있었다. 약간의 가시가 있는 듯한 하정의 화법은 톡톡 튀었고, 남성을 향한 턱당김은 강렬한 매력을 발산했다. 하지만 중반 이후 비언어적 플러팅인 턱당김은 사라졌고, 전반적으로 시들해졌다.

'솔로지옥' 시즌3는 양적으로 플러팅은 풍성했지만 질적인 플러팅은 저조했다. '연프'의 역사를 보면, 플러팅의 본격적인 시작은 '솔로지옥' 시즌1의 프리자아(송지아)였다. 지아는 방송후 짝퉁 논란으로 힘들어졌지만, 노련한 플러팅으로 남성들을 블랙홀처럼 잡아당겼다. 이슈도 독점해버렸다.

플러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속과 겉이 일치해야 한다. '무늬만 플러팅'은 안된다. 양으로 밀어붙어서도 안돤다. 잘못 발휘되면 안하는 것보다 못하다. 이는 팜므 파탈 원칙과도 유사하다. 약녀가 되려면 뼈속 깊숙이 욕망의 주체가 되는 악녀여야 한다.

만약 '선덕여왕'의 미실과 덕만이 '솔로지옥'에 나온다면 미실이 남자에게 인기가 더 많을 것 같다.(고현정이 이요원보다 더 인기가 많다는 말이 아니라 캐릭터가 그렇다는 뜻이다.)

하정의 플러팅은 그렇지 못하다. 하정이 여러 여자를 탐색하는 관희에게 "우리도 못생긴 얼굴 아니고 어디 가면 다 대접받는 얼굴인데… 세 명을 선택해놓고 '나를 선택하려면 더욱더 가까이 다가와' 하니까. (공개적으로 세 명을 마음에 두고있다고 밝히는 것은) 내가 보기에 좀 무례하다고 생각해. 세 명 뽑아서 기분 나쁜 게 아니라니까. 너의 행동이 기분 나쁜 거야. 너 내가 질투한다고 생각해? 나는 굳이 (너한테) 매달리면서 만나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을 때 통쾌했다.

하지만 이 기조를 지켜갈 마음가짐이 없었는 듯하다. 그래서 하정의 이 말은 결과적으로 유치하게 들렸고, 떼를 쓰는 것 처럼 보여지게도 됐다.

그럼에도 하정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발굴이 덜 된 것일뿐. 매력은 발견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정은 남성과 최종적으로 커플을 이루는 것과는 별개로 마무리를 잘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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