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가 급하다” MG손보 매각 재공고…예보 자금 지원 더 늘어난다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최근 3차 매각 시도가 무산된 MG손해보험의 매각을 재공고했다.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돼야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MG손보에 대한 예금보험공사의 자금 지원 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예보는 31일 MG손보에 대해 다음 달 8일까지 최종인수제안서를 받는다고 공고했다. 입찰 자격은 보험회사 또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보험업법 등 관련 법규에 의한 보험회사의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는 자다. 예보는 최종인수제안서 및 첨부서류에 대한 심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주식 매각(M&A) 또는 보험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의 이전(P&A) 방식 중 인수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보는 지난 19일에도 MG손보의 매각 본입찰을 실시했지만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예보가 매각 재추진과 수의계약 전환 중 저울질을 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왔다. 같은 조건으로 치러지는 동일 차수 재공고에서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으면 수의계약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다만 이번 재매각 시도 역시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 외의 입찰자가 더 나타날지 의문이고, 이들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건 자금부족이 이유였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부실기업에 자금을 넣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평가하고 원매자들이 원하는 MG손보의 매각가는 약 2000억~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문제는 MG손보를 인수한 후 정상화 과정까지의 자금 투입이다. 올해 1분기말 MG손보의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K-ICS)은 42.71%로 지난해 말(64.02%) 대비 21.31%포인트(P)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K-ICS 비율 150% 이상을 권고한다. 지급여력기준금액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K-ICS 150% 달성을 위해서는 약 1조150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예보가 당초 지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 4000~5000억원 규모로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예보로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MG손보에 들어가는 금액이 커진다. 자금 투입을 늘리더라도 하루빨리 매각이 진행 되는 게 유리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예보의 공적자금 지원을 더 늘리는 수밖에 없다. 이를 입찰자들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수의계약 체제에서는 예보가 적극적으로 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예보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MG손보의 경영상황이 어려워진 상황을 감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3차매각의 연장선이라 지원 금액을 바꿀 수 없다. 4차매각으로 가면 지원 금액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예보가 JC파트너스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항소심 결과가 나오는 9월 6일 이후에 재매각 절차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금융위원회는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고,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이에 불복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만약 딜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이 1심과 달리 JC파트너스 손을 들어주게 된다면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예보는 재매각 절차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MG손보의 경영상황이 악화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예보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될 수밖에 없다”라며 “만약 항소심에서 JC파트너스가 승소할 시에는 매각 절차 자체를 중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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