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보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일(현지시간) 안보회의를 시작하면서 “이란이 오늘밤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란의 체제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우리의 결의, 적에게 보복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앞서 이날 저녁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 180발 정도를 발사했다.
이란의 정예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을 겨냥한 이 같은 이란의 대규모 공세가 자국에 피해를 주지 못했다며 실패로 평가했다. 그는 “오늘 밤 이란이 또다시 수백발의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는데 이 공격은 실패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첨단인 이스라엘의 방공 체계 덕분에 그 공격은 저지됐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IDF)의 성과에 찬사를 보내며 미국의 방어 지원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인상적인 성과를 거둔 IDF에 축하를 보낸다”며 “이스라엘 국민이 보여준 경계와 책임감 덕분에 공격을 저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방어 노력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도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넘어 역내 친이란 세력들에게도 직설적인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우리는 우리를 공격하는 자는 누구든 공격한다는 우리가 세운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며 “이것은 악의 축과 싸우는 곳이라면 어디든 해당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친이란 정부가 통치하는 시리아, 친이란 반군이 있는 예멘, 이란이 차례로 거명됐다.
이란을 비롯한 이들은 중동에서 미국,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는 군사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들은 자신을 ‘저항의 축’으로 부르지만 이스라엘은 이들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모든 곳에서 악의 축과 싸우고 있다”며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과의 계속된 분쟁을 예고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란의 공격에 대해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이란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자들은 큰 대가를 치른다는 단순한 교훈을 배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란의 정예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는 이날 공격 뒤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안보 시설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이날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급기야 거점인 레바논 남부를 겨냥한 지상 군사작전에 들어간 시점에 이뤄졌다.
혁명수비대는 미사일 발사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잇달아 폭사했다.
이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은 이란이 ‘저항의 축’이 붕괴할 위험 때문에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의 친이란 무장정파 하마스에 이어 헤즈볼라까지 이스라엘에 집중 공격을 당하자 이들 ‘저항의 축’ 세력의 맹주로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상당한 압박을 느껴온 것으로 관측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