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39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배우 송재림. [송재림 인스타그램 갈무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지난 12일 39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배우 송재림이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일에 지각 수험생을 위한 '수송 봉사'에 나선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13일 연예계에 따르면 송재림은 2018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2017년 11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수험생 수송 바이크 자원 후 집 들어가는 길”이라며 오토바이에 올라탄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2017년 11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수험생 수송 바이크 자원 후 집 들어가는 길”이라며 올린 사진. [송재림 인스타그램] |
2017년 11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수험생 수송 바이크 자원 후 집 들어가는 길”이라며 올린 사진. [송재림 인스타그램 갈무리] |
송재림은 “수능날인 오늘 모든 수험생에게 화이팅을 보낸다”면서 “곧 성인이 되겠네요. 시험지보다 많은 질문과 답이 있지만 오답도 없는 사회에 나온 걸 축하한다. keep going on”이라며 수험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 속 송재림은 후드 티에 점퍼 차림을 하고 비니와 마스크까지 써 최대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송재림은 이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한 송재림은 “수능 당일 하루 했는데, 기사에 너무 좋게 포장됐다”면서 “사실 그때 한 명도 못 태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험에 지각한 사람도 없었고, 도로 통제도 잘 됐다”면서 “그게 맞다. 이상적인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능 당일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수험생 수송 봉사에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송재림의 따뜻한 성품을 짐작케 하는 과거 그가 출연했던 방송 내용이 회자되며 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2014년 12월 6일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배우 송재림 편 중 일부. |
송재림은 2014년 12월 6일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스무살 때 독립해 생활비 조차 감당하기 버거웠던 힘든 시절을 보낸 과거를 털어놨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와인바, 호프집, 파티션 공사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열심히 일해 번 수입으로 빠듯한 생활을 하면서도 가계부를 쓰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적게나마 꾸준히 후원금을 보냈다. 연년생인 여동생을 위해 대학을 중퇴하고 스스로 번 돈 4000만원을 여동생의 결혼 자금을 대기도 했다.
한편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송재림은 지난 12일 오후 12시 30분쯤 성동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점심 약속을 한 친구가 송재림 거주지에 방문했다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별다른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한 고인은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호위무사'로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꽃미남 라면가게', '감격시대', '투윅스', '굿바이 미스터 블랙', '착하지 않은 여자들', '우리 갑순이', '서핑하우스', '너의 노래를 들려줘', '우씨왕후', '피타는 연애' 등 드라마와 다수의 영화에서 활약했다.
지난 10월 13일 막을 내린 연극 ‘베르사유의 장미’가 고인의 유작으로 남게 됐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