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사업계획서 제출…사전 협상 진행”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고속버스터미널(경부선·영동선·중앙선) 재개발이 추진된다. 터미널은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주상복합 시설을 올리는 방안이 유력히 거론된다.
17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와 신세계센트럴시티는 터미널 재개발과 관련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지난 14일 실무진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자회사인 신세계센트럴시티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의 70.49%를 가진 대주주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세계 측에서 조만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개발을 위한 사전협상 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뜻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사전협상제는 민간 사업자가 5000㎡ 이상 부지를 개발할 때 민간과 공공이 사전에 협의하는 제도다. 사전협상을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일부는 공공기여로 확보한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전체 8만7111㎡ 규모의 부지에 들어서 있다. 본관·신관·고속버스 하차장 등 3개 건물(연면적 11만205㎡)이 자리했다. 이 부지는 공시지가만 1조가 넘는 금싸라기 땅이다.
1976년 지어진 후 2017년, 2020년 두 차레에 리모델링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노후화돼 있다. 인근에 아파트가 밀집돼 주민들도 불편을 겪는다. 하루 4000대가 넘는 버스가 운행돼 교통 혼잡이 이어지고. 버스에서 발생하는 분진으로 미세먼지 농도 역시 높다. 지난 2008년 한 차례 지하화가 추진됐으나 금융위기 여파로 무산됐다. 당시에는 금호그룹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대주주였다.
이런 이유로 지하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8년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 융합 대학원 특임교수는 “터미널은 지하화해 주민 불편을 없애고, 지상은 초고층 주거시설로 만들어 주택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센터럴시티도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이미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을 지하화하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 측 관계자는 고속버시터미널 개발 계획안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라면서도 “아직 정해진게 없어 현재로서는 사업과 관련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교통 인프라 지하화에 적극적인 서울시도 이견이 없어 보인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동서울종합터미널 지하화’는 서울시의 역점 사업인 ‘서울 대개조’ 선도사업이다. 동서울종합터미널은 지하 1~3층은 버스 터미널로, 지상 40층은 복합 여객시설로 바뀐다. 2025년 착공이 목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개발과 관련해 “아직 사업계획서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라며 “계획서가 진행되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