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주민 등 6000명, 귀중품 등 수습 위해 임시 방문
가구당 최대 4명까지, 3시간 이내 체류만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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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27일 중국 홍콩 타이포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웡 푹 코트 주택단지가 연기에 휩싸인 모습. 당시 화재로 5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건물은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지난해 11월 최악의 화재로 집을 잃은 홍콩 타이포 구역의 웡 푹 코트 아파트 이재민들이 약 5개월 만에 잠시나마 집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20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웡 푹 코트 화재 피해 주민이 자기 집을 방문하도록 허가했다. 이번 방문은 이재민들이 귀중품과 추억의 물건, 반려동물 유해 등을 수습하게 하려는 취지에서 허용됐다.
안전상의 이유 때문에 가구당 최대 4명까지만 방문이 가능하고, 건물에서는 3시간 이내만 머물 수 있다. 홍콩 정부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경찰과 의료진을 포함해 1000여명의 인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이재민들의 잠재적인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으니, 집에 함께 살지 않았던 지인이나 가족과 동행하는 것을 권고했다. 홍콩심리학회 소속 임상심리사인 캔디 퐁은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암흑 속에서 탄 냄새를 맡고 잔해로 뒤덮인 바닥을 밟으며 모든 감각이 작동하게 된다”라며 “이러한 감각적 충격은 당시의 트라우마, 세상을 떠난 가족과 반려동물에 대한 기억 등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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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홍콩 타이포 웡 푹 코트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후, 남아있는 건물의 모습. 리모델링을 위해 설치한 흰색 가림막이 창문을 막고 있다. [로이터] |
이번 방문 신청자는 총 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420명은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47세대는 집 안이 너무 심각하게 망가진 사실을 확인하고 방문하지 않겠다고 했다.
방문 첫날인 이날 오전부터 이재민들은 안전모를 착용하고 배낭이나 캐리어 등을 갖고 건물로 들어갔다. 성도일보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 황모 씨는 사진을 통해 집이 심각하게 파손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직접 보고 나니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일부 주민들은 자신이 외출한 사이 화재로 사망했을 반려동물들의 유해라도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방문을 신청했다. 웡씨 성을 가진 40세 주민은 70대인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들어가 자신이 키우던 푸들의 사체와 금 장신구를 찾을 예정이라고 SCMP에 전했다.
32층의 고층 아파트 단지였던 웡 푹 코트는 지난해 11월 8개동 중 7개동이 불에 타 168명이 사망했다. 이재민이 5000여명 발생할 정도로, 역대 최악의 화재로 꼽혔다.
피해를 입은 건물들은 당장 붕괴 위험은 없지만 원상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재민들은 이날부터 허용된 현장 방문에서도 계단으로 고층까지 직접 올라가야 한다.
한편, 홍콩에서는 아파트 리노베이션(보수) 공사 중 발생한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독립위원회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직접적인 발화 원인으로는 담뱃불이 지목됐다. 특유의 대나무 비계 구조와 난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안전 그물망, 꺼져 있던 화재 경보 시스템 등이 화재를 더 확산시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시 불길이 너무 거세지면서 구조 작업보다 진화에 주력한 것도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