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뜨자’ 외친 학생, 상대는 선생님이었다…무너져버린 교권 [세상&]

지난해 접수·처리 교권 침해 상담 438건
학생지도 상담 중 아동학대 신고가 59%


급식실에서 사복차림으로 출입하는 학생을 지도하자 학부모가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례를 이미지로 제작.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 급식실에서 사복차림으로 출입하는 학생을 지도하자 교감에게 욕설을 퍼붓고, 주먹과 발로 얼굴 및 몸을 가격했다. 교장이 개입해 진정시키자 교장에게도 정강이를 차는 등 폭행을 가하고 “맞짱 뜨자”는 위협적 언행과 욕설을 지속했다. 학부모는 아동학대를 주장하며 신고했으나 검찰은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학부모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가 학교 현장의 새로운 갈등 축으로 떠오르면서 교사들의 교육활동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수사 대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며 교원들은 “무혐의가 나와도 이미 교육은 무너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교권침해 상담 1위는 ‘학부모에 의한 피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11일 발표한 ‘2025년도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접수·처리한 교권 침해 상담이 총 438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도 504건보다 감소했지만 교총은 현장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교총 올해 4월 9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교원 35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5.8%는 ‘교육활동이 보호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또 교원의 86.0%가 지난 1년간 교육활동 침해를 직접 경험하거나 동료의 피해를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도 교권침해 상담건수 현황 [한국교총 제공]


교권 침해 주체별로는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199건(45.4%)으로 가장 많았다. 2022년 이후 4년 연속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어 교직원에 의한 피해가 111건(25.3%), 학생에 의한 피해 61건(13.9%), 처분권자에 의한 부당 신분 피해 55건(12.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부모 관련 피해 가운데 학생지도 과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신고 비중이 높았다. 학생지도 관련 상담 125건 중 74건(59.2%)이 아동학대 신고 사안이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생활지도 과정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오자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넘어졌고 이후 교사가 폭행 혐의로 신고가 접수됐다. 하교 지도 중 학생에게 “가까이 붙지 말라”며 손으로 밀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진 사례도 있었다. 학생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거나 교실 앞에서 문제를 풀게 한 행위 역시 정서적 학대라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교사 향한 모욕·폭언 심각…“법적 보호 필요”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교총 관계자들이 교권보호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 역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이 교사를 향한 성희롱 문구를 전자칠판에 적거나 “칼 가져와 죽여버리겠다”는 폭언을 한 사례, 여교사에게 외모 비하 발언을 한 사례 등이 접수됐다.

교총은 “아동복지법상 정서학대 조항의 구체화와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하고 경찰 무혐의 판단 시 불송치 종결 등의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임용권자인 국가가 지켜주는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교총이 제안한 총 5대 영역 23대 종합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즉각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요 과제로는 ▷현장체험학습 등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교원의 면책 강화 학교안전법 개정 및 업무경감 방안 마련 ▷모호한 정서학대 기준 명확화하는 아동복지법 개정 등이 있다.

또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하고 경찰이 무혐의 처리한 아동학대 사건은 검찰에 불송치하도록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악성민원에 대한 교육감 맞고소 의무제 도입 등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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