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방송 중인 프로그램부터 방송을 앞둔 각종 파일럿 예능과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시청자를 카메라의 중심에 세운 새로운 제작 형식의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다음달 방송 예정인 KBS2 ‘나는 남자다’와 MBC ‘별바라기’를 주목할 만하다. 두 프로그램은 방송 녹화를 앞두고 특별한 공지사항 하나를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개했다. ‘나는 남자다’는 남성 방청객 모집 초대장을, ‘별바라기’는 스타와의 인연과 사연을 가진 팬클럽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낸 것이다. 프로그램 성격에 맞춰 일반시청자를 방송제작 과정에 초대한 것이다. ‘나는 남자다’는 ‘유재석을 비롯한 집단 MC와 연예인 게스트, 500명의 남성 방청객이 참여하는 쌍방향 소통 프로그램(이동훈 PD)’이고, ‘별바라기’는 ‘SNS를 통한 스타와 팬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때에 그들의 발전적인 관계를 조명(조희진 CP)’한 새 예능이다.
신동엽을 필두로 ‘가슴속에 짖궂은 어린아이 한 명씩을 품고 사는 40대 남자들의 이야기(문현숙 PD)’를 다룬 ‘미스터 피터팬’(KBS2)도 연예인과 일반인이 함께 어울려 그들만의 놀이문화를 찾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갑을논란’, 조류인플루엔자 피해주민, 성차별을 당하는 남자 회사원의 사연을 모아 스타의 입을 통해 대신 전한다는 ‘대변인들’(KBS2)도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한 프로그램이다.

TV가 시청자에게 손을 내민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이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중 KBS2 ‘안녕하세요’는 탄탄히 자리를 굳혔고, 한 방향으로 전달됐던 인생 노하우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쌍방향 소통’을 내세운 강연 프로그램 ‘창조클럽 199’(tvN)를 통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부부의 실제 사연을 재구성해 보여주는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는 카카오톡과 라인을 통해 시청자가 결말을 만드는 ‘양방향 드라마’를 기획 중이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PD는 쌍방향 소통 프로그램 증가에 대해 “트렌드”라고 입을 모으며, “소통과 공감이 시청자에게 인기를 모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안녕하세요’의 한동규 PD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상당기간 지속된 강세를 보여왔는데, 시청자의 참여는 단발성이라 할지라도 신선한 리얼리티를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며 “사람사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만큼 일반인 출연자의 경험담에 공감대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송을 앞뒀거나 방송 중인 쌍방향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스타와 연예인이 함께 나누며 공감을 쌓아간다는 것이다. 소통하지 못하는 가족의 이야기(안녕하세요)를 전하고, 평범한 청춘의 연애고민(마녀사냥ㆍ오늘밤 어때)을 상담하는 방식은 이미 인기 아이템이 됐다. 쌍방향 소통 창구로 인기 높은 실시간 1인 방송 아프리카TV(BJ 최군 방송)를 연계하자, 케이블 채널 트렌디의 ‘오늘밤 어때’는 ‘낮은 채널 인지도를 딛고 단시간 내 홍보하는 효과(노승호 PD)’도 보게 됐다.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일반인 출연자의 소감도 이를 뒷받침한다. ‘창조클럽199’에 패널로 참여 중인 대학원생 정노경(27) 씨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출연해 토크를 하거나 강연에 패널로 참여하면 시청자는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다”며 “방송을 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나도 할 수 있겠다’거나 ‘참여하고 싶다’는 동기유발도 되고 내가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니 애정도 커진다”는 생각을 전했다.
드라마의 변화는 특히 인상적이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는 다음달 4일 방송될 아이돌 특집을 시작으로 국내 드라마 최초로 시청자가 결말을 만드는 실시간 투표를 진행한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라인을 통해서다. 애초 계획은 두 개의 결말을 설정한 뒤 드라마 방송 중 투표를 통해 시청자 의견이 많은 결말을 내보내는 것이지만, 첫 시도의 시행착오가 예상돼 아이돌 특집분은 1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시청자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5월 16일분에서 본격적인 실시간 투표를 진행한다. 이 같은 시도는 시청률 성적표에 좌우되는 방송환경에서 시청자를 실시간으로 붙잡아 수치 상승을 꾀한다는 이점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쌍방향 소통 프로그램의 증가 추세에 대해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대중은 이미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겼다. 나와 같은 시대를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하고, 흥미를 느낀다”며 “반면 연예인이 나와 일방적인 행위를 하는 프로그램은 이질적으로 받아들여 회피하게 되고 자기만의 공간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때문에 방송사에서는 기획단계부터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고 바라봤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KBS2 나는 남자다, MBC 별바라기, KBS2 안녕하세요, tvN 창조클럽199 패널, 대변인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