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결여‘ 작가의 메시지, 가정폭력은 대물림된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종영을 4회 남기고 있는 SBS 주말극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은 원래 결혼관 등에 있어 서로 다른 방식의 삶을 보여주는 두 딸, 이지아(오은수 역)와 엄지원(오현수 역)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엄지원과 그의 남자 조한선 커플의 이야기가 그다지 시청자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이야기의 중심은 이지아와 첫 남편 송창의(정태원 역)가 이혼한 후 만들어진 두 개의 재혼가정으로 흘러갔다.

이지아-하석진(준구), 송창의-손여은(한채린)이라는 두 재혼 부부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임실댁과 채린, 다미 캐릭터가 부각되기도 했다.

김수현 작가는 작품을 통해 종종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곤 했다. 이번 송창의와 손여은의 재혼가정에서도 그런 부분이 나오는 것 같다.

김 작가는 태원-채린 부부의 재혼과 갈등을 오랜 기간 그려왔다. 속물의 극치를 달리는 시어머니 김용림(최여사)과 시기와 모략질을 일삼는 시누이 김정란(태희)은 과장돼 있지만, 현실성이 있으며, 의붓딸 정슬기 캐릭터도 리얼리티를 갖추고 있다.

태원이 채린과 재혼하고도 또 이혼을 결심한 것은 채린의 딸 학대때문이다. 다른 건 다 넘길 수 있지만 자신의 딸을 학대한 것은 용납이 안되는 것이다. 문제는 채린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태원의 집에서 거의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을 정도로 외면받고 있는데도 심각성를 못느끼는 듯하다. 채린은 슬기를 학대한 데 대해 ”격화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37회 예고편에서 그 단서가 일부 나타났다. 채린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는사실이 알려졌다. 채린 아버지는 극중에서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헌납할 정도로 좋은 사람으로 오랫동안 그려져왔다. 하지만 집에서는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했으니, 폭력가정에서 자라난 채린도 피해자일 수 있다. 그러면서 자신도 폭력에 대해 무감각해졌을지도 모른다. 이 점이 태원과 채린이 슬기 학대를 바라보는 큰 차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가정폭력은 대물림된다는 말을 하고싶었던 것 같다.

채린이 미성숙하고 푼수인 것은 맞지만 ‘미저리’까지 된 것은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채린이 의붓딸 슬기를 학대한 것은 용납되기 힘들 정도의 결정적 잘못이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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