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ㆍ대지ㆍ지구 뜻하는 라틴어 ‘테라’

초먼지시대에 필요한 ‘청정라거’ 강조

청량감과 풍부함 살리고 쓴 맛 덜해

“위기를 기회로 대한민국 대표 맥주될 것”

하이트진로가 오는 21일 맥주 신제품 ‘테라(TERRA)’를 출시한다. 13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테라를 소개하고 있다. 호주 청정지역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를 100% 사용한 ‘테라’는 라틴어로 흙, 대지, 지구를 뜻한다. [연합뉴스 제공]

하이트진로가 6년 만의 맥주 신제품 ‘테라’를 출시하며 그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맥주 시장에 선전포고를 하고 나섰다. 테라는 초미세먼지 시대에 ‘청정라거’를 콘셉트로 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호주의 청정 삼각지대 골든트라이앵글의 맥아와 리얼탄산 공법을 통해 맥주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13일 하이트진로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신제품 기자 간담회를 열고 테라를 처음 선보였다. 이날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맥주 산업의 치열한 경쟁과 수입 맥주의 파상공세로 하이트진로는 맥주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며 그동안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필사즉생의 각오로 맥주 시장에서 또 한번의 성공 신화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신제품 테라는 품질, 디자인, 콘셉트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브랜드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인식이 컸다. 그는 “창립 100주년을 앞둔 하이트진로는 소주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과 해외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판삼아 반드시 맥주시장을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1944년)에 비유했다. 오 상무는 “맥주 시장 탈환을 위해선 신제품이라는 단 하나의 길 밖에 없다고 봤고 5년전부터 준비를 시작, 2년간의 치열한 사투가 있었다”며 “테라는 하이트진로가 대한민국 대표 토종 주류 기업으로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세계에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는 제품으로 이 시대 우리나라 소비자 입맛에도 가장 맞는 대한민국 대표 맥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테라’는 라틴어로 흙, 대지, 지구를 뜻한다. 호주 청정 지역인 골든트라이앵글의 맥아 100%와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탄산만을 사용했다. 역삼각형 모양의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은 호주 중앙 동부의 비옥하고 광활한 대규모 농업지대다. 호주에서도 깨끗한 공기와 풍부한 수자원, 보리 생육에 최적화된 일조량과 강수량, 비옥한 검은 토양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는 또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탄산만을 사용하기 위해 별도 저장 기술과 장비를 새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강화하고 거품과 탄산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눈에 띄는 녹색 패키지는 청정라거라는 개념에 맞춰 녹색을 브랜드 컬러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맛에서는 청량감을 최우선시했다는 하이트진로의 의지가 엿보였다. 기존 레귤러 라거보다 풍부함을 보강하고 쓴 맛은 다소 지양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중 라거로서 전국의 남녀노소가 선호할만한 맛을 고려했다고도 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가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테라’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 상무는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청정, 천연, 자연에 대한 갈망이 더해지는 가운데 이런 흐름에서 맥주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청정라거 콘셉트를 신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맥주의 근본이자 가장 중요한 원료인 맥아를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하이트’를 대표 제품으로 앞세웠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2년 오비맥주 ‘카스’에 시장 1위를 내주며 수년째 하락 곡선을 그렸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 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100억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내는 등 5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누적 손실은 900억 원에 달한다.

하이트진로는 레귤러 라거 부문에서 다시금 승부가 필요하다고 보고 테라를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 자리매김시키겠단 목표다. 가정에서는 가성비를 고려한 발포주 ‘필라이트’를, 유흥 채널에서는 기존의 하이트와 신제품 테라를 주축으로 맥주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한편 테라는 오는 21일 첫 출고되며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음식점, 유흥업소 등에서 동시 판매된다. 출고가는 기존 맥주와 동일하며(355㎖캔 1238원ㆍ500㎖병 1146원) 알코올 도수는 4.6%다.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