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실패의 대가, 상상하기에 너무 커”…민주당 전대 돌입

17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전당대회 중계방송 장면.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한 미 전역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출연해 ‘우리 국민(We the People)’이란 단어를 말하고 있다. [美 민주당 전대 중계방송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똘똘 뭉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미국 민주당이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형식적으로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대부분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전대 주요 행사인 지지연설과 후보 수락 연설은 매일 오후 9~11시(한국시간 오전 10시~오후 12시) 원격 화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둘째 날인 18일 주별 대의원의 ‘롤 콜(호명)’ 방식을 통해 대선 후보로 지명되고, 마지막 날인 20일 오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할 계획이다.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셋째 날인 19일 오후 공식 지명돼 연설에 나선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인종주의적 태도와 반이민 정책 등 분열, 혐오의 통치 방식을 보인 트럼프로 인해 분열된 미국을 화합하고 단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날 바이든 전 부통령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 데릭 존슨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회장, 아트 아세베도 휴스턴 경찰서장 등 화상으로 연결된 5명의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미국 내 인종 문제 현황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 전역에 만연한 인종 차별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재선을 막기 위해 민주당의 쟁쟁한 인사들이 모두 지지 연설에 총출동한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첫날 지지 연설자로 나서 단합을 강조했다. 지지층 분열로 패배에 이르렀던 지난 2016년 대선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2020 대선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탐욕과 권위주의에 대항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패의 대가를 상상하기엔 미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는 물론 전 세계의 미래가 위태롭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뭉칠 것을 촉구했다.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도 바이든 전 부통령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내가 잘 아는 바이든은 진실된 사람”이라며 “그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코로나19를 물리치고, 붕괴된 경제를 구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잘 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연사로 나선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 등은 코로나19 사태, 경제 악화, 인종주의 등 미국의 3대 위기를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를 부각했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형 필로니스 플로이드도 이날 전대 깜짝 연사로 나서 미국 내 만연한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꼬집었다.

이어지는 민주당 전당대회 일정 중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상 18일),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상 19일) 등의 연설도 계획돼 있다.

이 밖에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당내 진보 아이콘으로 꼽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도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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