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은행(KEB)이 미주 지역 진출을 다시 모색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4년 5월 미국 현지법인인 퍼시픽 유니온 뱅크(PUB)를 2억9,500만달러에 한미은행에 매각함으로써 미주 한인시장에서 철수했으나 최근 재진출을 위해 실사팀을 파견하는 등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미국시장 재진출 방식을 놓고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것과 현지에서 영업 중인 기존 한인은행을 매입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은행설립을 통한 진출방안은 이미 한국계 은행이 남가주에만 15개에 이르러 포화상태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존 한인은행을 인수 합병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셈이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인은행 중 새한은행이 가장 적절한 인수 합병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새한은행은 자산 규모가 10억 달러를 넘지 않아 부담이 덜한 데다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는 여러가지 준비와 여건이 무르익어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새한은행을 인수합병해 은행 이름을 바꾼 뒤 나스닥 상장이라는 단계별 구상을 갖고 있다”라며 “아직은 초기단계의 방안인 만큼 실행되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미국계 투자펀드회사인 론스타가 지분 64.62% 를 매입, 최대주주가 되면서 사모펀드는 미국내에서 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는 연방은행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PUB를 매각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인수과정에서의 불법혐의가 쟁점이 돼있긴 하지만 론스타는 최근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외환은행측의 미주 재진출 방안은 시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외환은행의 미주 재진출이 이뤄지면 PUB시절 충성도가 높았던 고객들과 은행원들의 재집결 가능성이 커 인력이동과 치열한 영업 경쟁으로 한인 금융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외환은행은 PUB매각 이후 LA (LAFinCo.)와 뉴욕(NYFinCo.)에 독립된 현지법인을 두고 기업대출과 수출입금융을 취급하고 있으며 100% 출자한 송금 중개전문회사인 KEB USA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이 뉴욕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상빈 기자 / 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