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Koreaheraldbiz.com | |
|
10집 ‘무토피아’로 돌아온 이승철<사진>은 ‘역발상’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썼다. 히트 예감이 확실한 발라드곡들을 몇 개나 거절했다.
대신 그는 댄스와 발라드 일색의 요즘 가요시장에 모던 록 음악을 타이틀곡으로 내밀었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제작비만 4억원을 들인 것도 가히 역발상이라 할 만하다. 타이틀곡 ‘손톱이 빠져서’는 ‘긴 하루’의 전해성이 작곡한 브리티시 모던 록. 귀에 쏙 들어오는 후렴구는 중독성이 강하고, 발라드처럼 잔잔하게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밴드 연주를 강조하는 록발라드다. 이승철은 “가수의 목소리는 변하지 않지만, 음악에 끊임없이 옷을 갈아입혀야 한다”면서 “‘이승철표 발라드’와는 다른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리쳐’의 홍진영 작곡가가 ‘사랑 참 어렵다’는 노래를 선뜻 내줬지만 받지 않았다. 이 곡이라면 ‘소리쳐’를 훨씬 능가하는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자신의 열 번째 정규앨범을 또다시 발라드 일색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정규앨범에는 변화와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 앨범과 차별화, 앨범 내에서 장르와 분위기가 다양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썼죠.” 대신 보사노바, 레게 등 생소한 장르에 과감히 도전했다. 후속곡인 ‘레게나이트’는 난생 처음 도전해 본 레게 곡이다.
10집 ‘무토피아’는 그의 음악인생 20년에 걸쳐 가장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앨범이다. 열정과 노력도 좋지만, 물질적인 투자 또한 아끼지 않았다. 녹음실에서 곡 한 곡을 사흘에 걸쳐 작업하기도 했고, 앨범 재킷은 사진작가 조선희, 뮤직비디오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박준희, 김판선 현대무용가의 도움을 받았다. 열 번째 계급장을 단 그는 “이제야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알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가정을 꾸리고 딸아이를 낳고 나니 변화가 생겼어요. 마음이 편해졌고, 노래도 이제 물 흐르듯 편안하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흔이 넘은 나이지만 제 노래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김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