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원도 금융 위기속 투기”

미 의회 의원들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에 미국 주식이나 채권값이 하락한다는 쪽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들은 이런 투자가 불법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미 의회는 최근 골드만삭스가 주택가격 폭락 쪽에 베팅을 해 이익을 봤다는 이유로 월가에 대한 비난수위를 높이고 있는데다 금융규제 강화법안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4일 의회 공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원 또는 의원 배우자 13명이 2008년 교차거래 펀드 등을 활용해 주식이나 채권값이 떨어진다는 쪽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펀드는 주가지수나 채권값이 떨어질수록 투자자들이 이득을 보는 구조이며 투자금액에 비해 이득이나 손실규모를 키울 수 있는 레버리지도 일으키도록 설계돼 있다.
 
즉 파생상품이나 다른 투자기법을 이용해 매일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의원이나 배우자들이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얻은 정보를 활용했다거나 여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증거는 없는 상태다.
 
의회 규정은 의회 상임위 활동을 통해 감시할 수 있는 공개된 기업의 주식이나 지수에 대해서는 상승 또는 하락 어느 쪽이나 의원이나 가족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동안 일부 의원들이 단타매매나 주가하락 쪽에 투자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다는데 있다.
 
지난 2월 존 아이작슨 의원은 의회에서 “단타매매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는 투기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10월 8일과 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위기에 처한 AIG그룹에 대해 긴급구제방안을 내놓을 때 아이작슨 의원은 프로쉐어스 울트라숏 7-10년물과 20년물에 대해 3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단타 상품으로 미국 국채가격이 하루 1달러 떨어질 때마다 2달러씩 버는 구조로 돼 있다.
 
아이작슨 의원은 자신이 투자한 펀드상품은 모건스탠리 스미스바니가 만든 것으로 투자도 전적으로 투자사에서 알아서 한 것이며 자신은 그 결과를 공개했을 뿐 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단타매매도 시장에서 할 역할이 있다”면서 자신은 이를 제한하는 법안을 지지하는 것이지 이를 금지하자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아이작슨 의원 외에도 일부 의원들은 2008년에 십여차례의 증권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자신의 계좌를 통해서 거래했지만 일부는 배우자나 증권브로커, 금융자문관 등의 계좌를 이용했다. 거래금액은 대체로 수백~수천 달러 수준이다.
 
몇몇 의원들의 경우 투자신탁회사에 돈을 넣어놓은 채 자신의 돈이 어디로 투자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커스텐 길리브랜드 상원의원(민주당, 뉴욕)의 남편은 지난 2008년 아내가 의회에서 활동할 당시 250여차례의 증권옵션 거래를 하기도 했다.
 
길리브랜드 의원은 지난 4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과도한 리스크와 레버리지를 통해 단기이익을 추구하는 거래를 규제하려는 백악관의 법안을 치켜세운 바 있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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