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면 올 한해도 다사다난했다는 말을 자주한다. 2013년 한인사회 역시 여러 즐겁고 웃을 일과 함께 슬프고 부끄러운 일들이 공존했다. 한인 경제의 중심이 되는 은행권에서는 인수합병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으며 한인의류업계도 새로운 수입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여러 노력 중의 하나로 한인 주도 어패럴쇼가 열리기도 했다. 또 LA 다저스에 류현진이 입단하면서 한인타운에는 다시 야구 열풍이 올해 불었다.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도 적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방미 때 일어난 윤창중 파문은 한인들을 화나게 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의 착륙 사고 또한 한인들이 아쉬워하는 일 중 하나다. 2013년 올해 한인사회에 일어났던 여러 일들중 10가지를 뽑아 다시 돌아본다.
▲ 한인은행권 인수합병 올해는 한인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인수합병이 이뤄진 한해다. 우선 지난해 10월 시애틀지역의 한인은행인 퍼시픽인터내셔널은행을 인수하기로 한 BBCN뱅크가 올해 2월 이 인수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어 4월에는 시카고지역의 한인은행인 포스터은행을 인수하는데 합의했고 BBCN은 불과 두달 뒤인 8월 이를 마무리했다. 윌셔은행은 지난 6월 뉴저지주에 본사를 둔 뱅크아시아나를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이 인수를 지난 10월에 모두 마무리했으며 이어 7월에는 새한은행의 인수를 결정한 뒤 11월 인수를 끝냈다. 한미은행은 12월에 텍사스소재 유나이티드센트럴뱅크(UCB)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 인수를 내년 하반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 아시아나항공 추락 지난 7월6일 오전 11시27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B777-200 여객기가 착륙 도중 충돌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중국인 학생 2명이 사망하고 181명이 다쳤다. 당시 미 언론들의 편파보도도 있었으며 아시아나 조종사를 비하는 미국 방송국도 있었다. 하지만 헌신적으로 승객을 구하고 부상자들을 도운 승무원들이 영웅적인 스토리가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사고의 영향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안전 전문가를 영입하고 조종사 훈련을 강화하는 등 안전 강화 대책을 마련했고 차세대 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 사고와 관련해서 지난 12월11일 11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조사 보고서를 통해 당시 조종사들은 사고 직전 비행속도가 정상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며 이는 조종사들이 자동장치 이상을 인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 한인주도 첫 대규모 어패럴쇼 개최 지난 9월9일 캘리포니아마켓센터 13층 펜트하우스에서 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LA어패럴쇼는 첫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100개가 넘는 한인 업체들이 부스를 마련, 업체마다 매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쳤다. 중소규모의 처음으로 개최된 행사 답게 초대형으로 열리는 라스베가스 매직쇼와 달리 행사장이 바이어들로 북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협회 추산 500여명의 바이어들이 찾았고 이 중 60%이상이 실제 구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매직쇼를 능가하는 구매 계약률을 보였다. 따라서 업계의 지속적인 성장틀이 마련됐다는 평가와 함께 벌써 내년 2회 쇼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 상공회의소 5년만에 두차례 경선 지난 2008년 경선 이후 몇년간 어수선했던 LA한인상공회의소가 지난 5월과 7월 5년만에 회장을 이사들의 선거를 통해 뽑았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이사장 마져 경선으로 선출해 선거에 임했던 양 진영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선거가 치러진 5월보다 2달 가량 앞서 시작된 선거전은 결국 7월 이사장 선거까지 이어져 5개월에 가까운 시간동안 한인상의는 사실상 양분된 채로 운영돼 왔다. 회장과 이사장 선거에서 단체의 화합이 가장 공약 사항으로 양측 모두에서 나왔지만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면 말뿐인 공약이였다는 것이 이사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다행히 지난 17일 송년회를 겸해 열린 정기이사회에 양측의 이사들의 대부분 참여해 몇달간의 앙금을 씻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지만 갈등을 딛고 화합된 모습을 보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 한인사회에 다시 찾아온 야구 열풍 박찬호가 떠난 뒤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한인사회의 야구 열풍이 올해 LA 다저스 류현진의 활약으로 다시 찾아봤다. 특히 올시즌 류현진이 다저스의 선발로테이션의 한자리를 굳게 지키면서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정규시즌에서 14승를 챙기고 다저스는 지구 우승과 함께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했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뛰어난 투구로 한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류현진의 등장은 한인들이 다시 다저스 구장을 자주 찾게 만들었으며 한인기업들도 다저스 구장에서의 열띤 홍보전을 펼쳤다. 또한 타운내 식당 및 주점들도 류현진 경기가 있을 때면 매상이 오르는 등 예전 박찬호가 다저스에 몸담았을 때를 뛰어 넘는 야구 응원과 관심, 그리고 열기가 올 한해 한인타운에 계속 이어졌다. ▲ 박근혜 미국 방문과 윤창준 파문 지난 5월 초 박근혜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인턴 여학생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이다. 피해 여성은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 5월 7일 밤 윤 대변인과 술을 마시던 중 윤 대변인이 자신의 허락 없이 엉덩이 등을 만지며 성적 모욕감을 줬다고 미 경찰에 신고 했고 이에 따라 워싱턴 경찰이 사건 수사에 돌입했다. 사건 발생 직후 윤창중 전 대변인은 “잘못이 없는데 왜 귀국해야 하는가”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왔고 곧 해임됐다. 당시 한 미 양국은 사건 조사 및 조사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였는데 지금까지도 뚜렷한 성과 없이 수사만 진행되고 있다. 한편 사건 직후 네티즌과 정치인들은 이번 논란을 박 대통령의 ‘불통인사’가 낳은 참사라며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요구하고 나섰다. ▲ 한인 이름딴 명소 대거 등장 그간 한인타운은 ‘코리아타운’으로 명명된 공식 명칭에도 불구하고 진정 한인들의 땅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한인타운이 정말 한인타운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여러 한인인사들의 이름을 딴 명소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LA 한인타운 윌셔와 버몬트 코너에 위치한 버몬트 지하철 역 광장이 한인 커뮤니티의 유력 인사인 하기환 씨의 이름을 따 ‘하기환 박사 스퀘어(Dr. Kee Whan Ha Square)’ 명명됐다. 올초에는 윌셔/웨스턴 지하철 역이 알프레드 송 스테이션으로 명명됐고 새미 리 초등학교도 생겼다. 얼마전에는 또 다른 한인 장성균(8가 웨스턴) 씨의 이름을 딴 교차로 명명안도 시의회를 통과했다. 이들 새로운 명소들은 김영옥 중학교와 찰스 김 초등학교, 도산 안창호 우체국 등과 함께 진정한 한인타운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파바 월드 공금유용 파문 파바는 전 세계적으로 1000명이 넘는 한인 학생들이 소속된 봉사단체로 그간 파바를 이끌어온 강태흥 회장이 지난 11월 이사회의 적법한 회계 절차를 거치지 않은 ‘회계 사기’를 통해 만든 3개의 계좌를 운영한 의혹에 따라 사임하면서 구설수에 휘말렸다.강 전회장을 반대하는 인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그간 학부모들에게 부당 경비를 부과하는 방법 등을 사용해 조성한 약 20만달러(추정치)의 자금을 본인 마음대로 사용해 왔는데 최근 지나치게 잦은 비용 요구를 의심한 학부모들 및 일부 이사들의 뒷조사로 그 혐의가 드러났고 결국 파바에서 물러났다. 반면 강 전 회장은 “파바의 모든 재정은 매년 회계보고를 통해 명확하게 처리되고 있어 따로 뒷돈을 챙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현재 이사회가 비밀 계좌라고 주장하는 것도 회계 보고에 나와 있는 항목들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강 회장의 사임에 이어 파바의 이사진들도 전월 사퇴하면서 파바의 운영권은 학부모 대표단에게 넘어갔다. 이는 미 정부의 비영리 단체운영기준에 따라 이사 전원이 사퇴할 경우 협회 자체가 해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 한인회 건물 불법 소유권 이전 파문 “명백한 절도 행위” vs “완벽한 누명!” LA한인회관을 둘러싼 소유권 파문은 지난 9월 한미동포재단의 허종 감사와 김광태 전 총무이사 등이 임승춘, 김승웅, 그리고 배무한 등 3인이 아무런 사전통고나 합의 없이 한미동포재단 건물의 명의를 자신들에게 이전(지난 5월 20일자로)했다며 10일 오전 LA 고등법원에 동포재단 건물에 대한 ‘명의 이전 기각 신청’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이들이 한미동포재단이 소유한 LA한인회관 건물의 명의를 자신들에게 이전한 것은 엄격한 불법행위”라며 공격했고 이에 임승춘, 배무한, 김승웅 등은 “건물 명의 이전 서류를 본적도, 서명한 일도 없다”며 “우리 측으로 명의 이전이 됐다면 이는 누군가 우리의 신분을 도용한 것이며 이 경우 신분을 도용한 사람을 찾아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맞섰다. ▲ 아씨수퍼 최장기간 영업 정지 LA한인타운 중심부에 있는 대형 한인마켓인 아씨수퍼가 위생문제로 무려 7일간 영업정지를 당했다. 이는 미주 한인 마켓 역사상 최장 기강 영업 중단 사례로 알려졌다. 아씨 수퍼는 지난 9월 12일 오전 전주 주말 동안 냉동 만두제품을 이동식 냉동고에 보관하지 않고 상온에 제품을 둔채로 시식행사를 한 것이 적발돼 LA카운티 보건국으로 부터 한시적 영업 정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번 영업 정지는 한인 마켓의 고질적 문제에 따른 것이다. 대다수의 한마켓들은 별도의 전기 공사를 통해 시식 행사가 진행되는 매장 곳곳에 이동식 냉장도를 운영 시설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아씨는 이를 마련하지 않고 영업하다 적발됐다. 아씨수퍼측은 영업 정지 7일만인 19일 오후부터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
[굿바이 2013] 올해 한인사회 10대 뉴스
한인은행권 인수합병, 류현진으로 인한 야구 열풍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