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인근 라하브라 규모 5.1 지진

美LA 일대에 규모 5.1 지진…교민 ‘화들짝’(종합) 인구 밀집 지역이 진앙…수도관 파열·정전 등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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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9시께 발생한 지진으로 부에나팍 한남체인 마켓 진열대 놓여 있던 음료수와 술 등이 선반이 흔들리는 바람에 바닥으로 쏟아져 내려 어지럽게 널려 있다. 하혜연기자

미국에서 뉴욕 지역에 이어 두 번째 인구 밀집 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 28일(현지시간) 오후 9시께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해 수백만 주민이 공포에 떨었다.

일부 인구 밀집 지역에 수도관이 파열돼 시내 도로가 물바다가 되는가 하면 마켓 등 상점의 선반에 진열된 물건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리고 전기까지 끊기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연방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진앙지는 LA 다운타운에서 동남쪽으로 25마일 가량 떨어진 라하브라 지역이었으며 한인동포가 밀집한 인근 부에나팍,풀러튼, 가든그로브, 애나하임 등과 가디나 토랜스 지역까지 심한 진동을 느껴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진앙에서 머지 않은 디즈니랜드도 놀이 기구 운행을 중단했다.

진앙지인 라하브라에서 10여 마일 거리에 위치한 브레아 지역의 카본 캐년에서는 지진으로 산에서 암석이 굴러 떨어져 승용차 한대가 이를 피하려다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났으며 수명의 사람들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브레아 경찰서측이 밝혔다.

LA 지역 소방서와 경찰서를 비롯한 행정 관서,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는 주민들이 올린 피해 사례가 줄을 이었다.

지역 경찰관과 소방관들은 비상근무에 돌입했고 전기회사, 수도국 직원들도 철야 근무에 나섰다.

LA타임스의 보도에 의하면 5.1규모의 지진 이후 100여차례의 여진이 이어졌으나 강도는 약한 것이었다.

라하브라 인근 롤랜하이츠에 사는 재미 한인 장덕영(51)씨는 “미국 이민 생활 10년 만에 가장 큰 진동을 느낀 지진”이라며 “거실에 있던 피아노가 10㎝쯤 움직였다”고 말했다.

풀러턴 주민 조원상(47)씨는 “집 안에 책장이 넘어져 책과 장식품 등이 온통 흩어져 치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라며 “그래도 사람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라미라다에 사는 보잉사 직원 톰 코놀리는 AP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약 30초간 건물이 흔들리자 사람들은 놀라서 서로 껴안았다”라며 “무섭긴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관중 수만명이 입장한 가운데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열린 다저스타디움에서도 진동이 감지됐지만 경기는 중단되지 않았다. 지진 발생 당시 다저스와 LA에인절스간 경기는 6회가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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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지질연구소의 지진 발생 지도.

LAFD와 LA경찰국(LAPD)이 중심이 돼 즉각 가동에 나선 LA시 재해대책본부는 일단 인명피해와 심각한 수준의 건물 균열이나 붕괴 위험 사례는 없다고 발표했다.

LA 광역 전철 운영 공사도 시설 피해는 없으며 전철은 정상 운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LA지역 주민들은 지난 1994년 1월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노스리지에서 일어난 규모 6.7의 지진으로 당시 57명이 사망하고 9천명이 다친 경험을 떠올리며 지난 17일 할리우드 인근에서 발생한 강도 4.4짜리 지진에 이어 2주일만에 지진이 닥치자 공포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규모 지진(빅원)이 일어날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남가주 지진 관련 국책 연구소를 운영하는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로버트 그레이브스 교수는 “이번 지진이 곧 닥칠 강진의 전조일 확률은 5%”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이번 지진으로 우리는 잘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성명을 발표했다.하혜연기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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