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선수가 선수를 평가할 때 조심할 일

‘나는 남자다’ 혹평 후 되레 역공
권력화된 프로그램 초심 되찾아야

JTBC ‘썰전‘이 지난주 유재석의 파일럿 프로그램 ‘나는 남자다’를 혹평했다가 오히려 역공을 받고 있다. “너희들이나 잘해”라는 정서가 적지 않다. “‘나는 남자다‘는 아무런 구성이 없다”고 했지만, ‘나는 남자다’는 촘촘한 구성보다는 패널과 방청석 남자들이 조금씩 친해지면서 격의없는, 또는 건질만한 내용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썰전‘은 1부인 ‘하드코어 뉴스깨기’보다는 2부인 대중문화 비평코너 ‘예능심판자’에서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심판이나 평론가가 평가하는 것과 선수가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선수가 선수를 평가할 때는 더욱 엄밀해야 하고, 설득력을 갖추어 공감도를 높여야 한다. 기자는 그동안 수많은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도 하고, 칭찬도 늘어놨지만 동료선후배 기자들에 대해 글을 쓰거나 방송에서 말하라고 하면 힘들 수밖에 없다. 동업자 정신에 빠져서도 안되기 때문에 말을 하기가 더 어렵다.


‘썰전’이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던 초기만 해도 참신했다. 지상파에서는 도저히 시도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 프로그램이 권력화된 점도 있다. 그만큼 조심해야 된다는 이야기다. 따지고 보면 ‘썰전‘이 성역이 없는 것도 아니다. JTBC 프로그램은 마음대로 비판하지 못한다.

이런 조건과 상황을 감안한다면 자극과 노이즈로 흘러가서는 안된다. 좀 더 정확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난 4월 3일 허지웅이 “‘정도전’을 보지 않는 것은 시간 낭비”라며 ‘정도전’을 극찬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정통사극 ‘정도전’에 대한 좋은 평가들이 너무나 많이 나온 시점이었다. ‘썰전‘이 초기의 실험성과 재기발랄함으로 대중의 다양한 욕구와 취향을 담고, 메이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마이너 정신‘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그런 초심이 사라지면 ‘썰전’은 불편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HOOC 주요 기사]
[SUPER RICH] 전지현도 비욘세도… ‘블랙’ VVIP 신분증
[GREEN LIVING]‘녹색 미래’ 를 포장하는 남자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