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을 초월해 걸작의 보편성 보여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명언의 영원한 현재성은 탁월한 진리의 통찰에 있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던 2500여 년 전 히포크라테스의 말과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우리의 속담에서 느껴지는 의미의 유사성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들 명언은 시공을 초월하는 걸작의 보편성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 대중음악에도 이러한 걸작이 있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세대를 뛰어넘어 지금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1958~2009)일 것이다.

잭슨 사후 5년 만에 그의 미발표곡들을 모은 새 앨범 ‘엑스케이프(Xscape)’가 지난 13일 전 세계 동시 발매됐다. 잭슨이 1983년부터 1999년 사이에 가녹음한 8곡을 새롭게 편곡해 담은 이 앨범은 발매와 동시에 49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 1위 자리를 휩쓸었다. 

마이클 잭슨 사후 5년 만에 그의 미발표곡들을 모은 새 앨범 ‘엑스케이프’가 지난 13일 전 세계 동시 발매됐다. [사진제공=소니뮤직코리아]

이 앨범을 향한 열광은 수록곡 상당수가 잭슨의 전성기 시절에 완성된 곡이기 때문이다. 특히 잭슨의 명반 ‘스릴러(Thriller)’ 발매 1년 후에 만들어진 ‘러브 네버 펠트 소 굿(Love Never Felt So Good)’은 80년대 팝 특유의 유려한 멜로디와 디스코 리듬이 어우러진 연가(戀歌)로 이 앨범의 백미다. 여기에 잭슨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대여, 이렇게 멋진 사랑은 없었어요(Baby, love never felt so fine)”라는 가사를 곁들이니 거부할 도리가 없다.

‘슬레이브 투 더 리듬(Slave To The Rhythm)’과 ‘블루 갱스터(Blue Gangsta)’에서 들리는 잭슨 특유의 톡톡 쏘는 샤우팅 창법과 긴장감 있는 곡의 구성에선 생전에 화려한 퍼포먼스로 객석을 사로잡았던 그의 부재가 새삼 뼈아프게 느껴진다. 그와 동년배 맞수였던 프린스(Prince)가 여전히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쉬움은 더욱 크다.

사진 설명 : 마이클 잭슨 사후 5년 만에 그의 미발표곡들을 모은 새 앨범 ‘엑스케이프’가 지난 13일 전 세계 동시 발매됐다. [사진제공=소니뮤직코리아]

명언이 진리를 통찰하듯, 좋은 작품은 그 자체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 앨범의 가치는 향수를 자극해 팬들의 주머니를 터는 추억팔이가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이 앨범을 기획한 엘 에이 리드(L.A. Reid) 에픽 레코드 대표는 잭슨의 유가족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 팀바랜드(Timbaland), 로드니 저킨스(Rodney Jerkins), 스타게이트(Stargate), 제롬 하몬(Jerome ‘Harmon), 존 맥클레인(John McClain) 등 젊은 프로듀서들은 잭슨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추억팔이의 혐의에서 벗어난 이 앨범은 기대 이상의 완성도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고 있다. 잘 팔리려면 우선 잘 만들어야 한다. 30년의 세월을 격해 되살아난 ‘황제’의 목소리는 추억을 추억 그대로 포장해 팔아넘기는데 급급한 한국 대중음악시장을 향한 일성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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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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