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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카운티 풀러튼의 한 오피스 건물. 서너 명의 젊은 엄마들이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손을 붙들고 서 있다.
“혹시 여기가 아이들 뮤지컬 하는 곳 아닌가요?”
‘프로즌’의 엘사같이 노래하고 싶다는 딸의 성화에 못 이겨 어린이 뮤지컬 극단을 수소문한 엄마들이 급한 맘에 일단 방문을 강행한 것이다.
사무실에서 다시금 오디션 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 아이들은 지금 노래하는 것이 아니냐며 실망스러워 하지만 엄마들은 오디션 날짜를 얻은 것에 대단히 만족하는 모습이다.
“아이가 좋아하고 재능도 있는 듯해서 관련 학교나 단체를 찾았는데 마땅한 곳이 없더라. 한인 어린이 뮤지컬 극단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뮤지컬 더 드리머-.’
브로드웨이를 접수할 내일의 스타들이 꿈을 키우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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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유일의 어린이 뮤지컬 전문 극단 ‘뮤지컬 더 드리머’
‘드리머’들의 여름은 더 뜨겁다. 한창 놀기 좋아할 나이, 게다가 여름방학이다. 하지만 바다도 산도 모두 포기하고 매일같이 연습실에 모여 구슬땀을 흘린다. 창단이래 처음으로 시작하는 순회공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연습실의 열기는 대단하다.
“매년 정기공연만 해왔던 ‘더 드리머’가 올 여름 처음으로 순회공연을 펼친다. 공연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뮤지컬에 대한 아이들의 열정이 놀랍기만 하다”
‘뮤지컬 더 드리머’의 한신옥 총감독은 지난 1999년 ‘리틀 드리머’를 창립해 ‘고고 요나’ ‘고고 요셉’ ‘저니 투 조이플 킹덤’ 등 100% 창작 뮤지컬을 제작, 무대에 올려왔다.
‘끼’와 재능이 넘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 사이에 ‘리틀 드리머’가 이름을 알리게 되면서 단원들이 늘어나자 지난해 킨더가튼부터 5학년까지의 ‘리틀 드리머’와 6학년부터 하이스쿨까지의 ‘주니어 드리머’로 팀을 재정비해 ‘뮤지컬 더 드리머’로 새롭게 출발했다.
“단원이 늘어나고 규모도 커진 것보다 아이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더욱 탄탄하게 갖춰졌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뮤지컬 더 드리머’는 노래와 춤을 배우고 싶어도, 뮤지컬을 하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학부모와 어린이들을 위한, 활짝 열린 곳이다”
지금까지 9차례의 정기공연을 ‘뮤지컬 더 드리머’는 현재 50명의 어린이 단원을 비롯해 음악, 댄스, 안무, 합창 등 10여명의 전문 감독진이 함께하고 있다.
어린이 뮤지컬이라고 재롱잔치 수준을 상상한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매년 11월에 있는 ‘더 드리머’ 정기공연은 고정 팬까지 있을 정도다. 최고의 현직 프로듀서까지 초빙해 로컬의 공연전문 극장에 올리고 티켓파워까지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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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드리머’에서 꿈을 키우는 아이들
8년 전 ‘리틀 드리머’로 입단한 조나단 임(15) 군은 이곳에서 뮤지컬 스타의 꿈을 키우다 지난해 ‘오렌지카운티 예술고등학교(OCHSA)’에 입학했다. 그룹 합창에서 조연으로 차근차근 노래와 연기력을 쌓아오던 임군은 지난 2012년 ‘저니 투 조이플 킹덤’에서 주인공 ‘크리스찬’역을 맡으며 실력을 뽐냈다. 임군의 ‘더 드리머’ 경력은 꿈에 그리던 ‘OHCSA’에 입학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그냥 엄마가 해보라고 해서 시작했지만 점점 할수록 재미있고 신이 난다. 부족한 것도 연습을 하면 점점 잘 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이제는 무대에 오르면 행복하다.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넷 박양 또한 ‘리틀 드리머’ 출신. 박양은 자신의 꿈을 키웠던 ‘뮤지컬 더 드리머’에서 다시 선생님이 되었다. 극단의 저학년 그룹인 ‘리틀 드리머’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순회공연 작품 ‘고고 요나’에서 주인공 ‘제시카’역을 맡은 소피아 곽(7학년.카메니타 중학교)양의 꿈도 ‘OHCSA’에 입학해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워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다.
근사한 여름방학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것도, 친구들과 놀지 못하는 것도 하나도 아쉽지 않다. 여름 내 흘린 땀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한신옥 단장은 “아이들의 잠재되어 있는 재능이 하나하나 발견되고 여물어 터져 나오는 과정을 보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첫눈에 타고난 재능이 보이는 아이도 있지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이곳에서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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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머’의 첫 순회공연 ‘고고 요나’
‘뮤지컬 더 드리머’는 오는 20일부터 웨스트 코비나, 치노힐, 세리토스로 이어지는 첫 순회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여름 미니콘서트 형식으로 뮤지컬 하이라이트 공연을 했다. 이후 여름방학에 아이들이 공연을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다. 지역 교회에서 열리는 VBS에서 마지막 날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보는 뮤지컬이면 더 좋을 것 같아서 ‘고고 요나’를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고고 요나’ 역시 ‘뮤지컬 더 드리머’에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아동문학가인 한순진 단장이 직접 각본을 쓰고 총 연출은 크리스찬 연극 ‘빈 방 있습니까’를 미주지역에 선보여 온 김영란 감독이 맡았다.
LA연극계에서는 손꼽히는 실력자인 김 감독은 “아이들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은 마치 흙 속에 묻혀있는 보석들을 발견해 가는 과정과 같다”며 “뮤지컬 더 드리머와의 공연은 늘 기쁨과 흥분을 안겨준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이은주(조연출) 데이비드 양(음악감독) 등 올해도 어김없이 각 분야의 최고 전문스태프가 참여했다.
‘뮤지컬 더 드리머’의 여름 순회공연 ‘고고 요나’는 오는 20일 웨스트 코비나에 위치한 ‘선한청지기교회’를 시작으로 27일 치노힐 ‘동부사랑의 교회’, 28일 세리토스 ‘생수의 강 선교교회’에서 열린다.
한편 ‘뮤지컬 더 드리머’에서는 현재 단원 모집을 위한 오디션도 실시하고 있다. 킨더가든부터 고등학생까지 누구나 오디션에 응시할 수 있다. 오디션 문의:714-422-8588
하혜연 기자
◇뮤지컬 더 드리머 공연일정
▶6.20(금) 7:45p.m.~8:45p.m.
선한 청지기교회 (2701 S. Woodgate Dr., West Covina, CA 91792 / 전화: 626-913-6611)
▶6.27(금) 7:00p.m.~8:00 p.m.
동부 사랑의 교회 (5540 Schaefer Ave. Chino, CA 91710/ 전화 909-590-3722)
▶6.28(토) 12:24p.m.~1:14 p.m.
*세리토스 생수의 강 선교교회 :19200 Pioneer Blvd, Cerritos, CA 90703 /전화: 562- 653-0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