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웅장한 스케일과 민규동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더해져 그렇게 ‘간신’이 탄생됐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간신’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간신’은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하려 했던 희대의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 작품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460만 스코어를 기록한 민규동 감독의 신작이다. 민 감독은 승자의 기록된 실록을 다른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 동안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연산군의 이야기가 다뤄져왔것만 ‘간신’ 임사홍과 임숭재의 시점에서 이야기 그려 권력에 대한 색다른 메시지를 만들어낸 것.
이 과정에서 민 감독은 조선의 1만 미녀를 강제 징집했던 사건인 채홍을 새롭게 중점적으로 조명하기도 했다. 채홍사로 부임한 임숭재와 임사홍. 이들이 연산군의 눈에 들어 그의 권력을 쥐고 흔드려는 욕망이 잘 드러난 사건이다. 살아남기 위해 연산군의 눈에 들어야 했던 운평들은 명기가 되기 위한 혹독한 수련을 거쳤고, 이 모습을 영상적으로 실감나게 민규동 감독은 담았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주지훈은 그 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간신’ 임숭재 역을 제 옷을 입은 듯 소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그의 발성톤이다. 사극, 그리고 간신 임사홍의 캐릭터에 맞게 대사톤까지 바꾼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김강우는 연산군의 광기를 그대로 드러났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말 그대로 ‘미친연기’를 제대로 선보였다. 그 동안 ‘국민형부’ 등의 수식어, 바른 이미지 등으로 사랑받은 김강우는 ‘간신’을 통해 역대급 파격적인 연기를 펼친다. 광기어린 눈빛,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로 유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성숙한 정신, 욕망과 억압을 예술로 표출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강렬한 연기다.
임지연과 이유영은 왕의 눈에 들어야만 하는 단희와 설중매로 각각 분했다. 두 사람은 임숭재와 장녹수의 편에 서서, 대결 구도를 그린다. 두 배우 모두 전작 ‘인간중독’과 ‘봄’에서 노출연기를 한 바 있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 부담과 우려를 연기력으로 모두 지운 듯 하다. 임지연은 ‘군계일학’ 단희의 외적인 모습은 물론, 내면연기까지 훌륭하게 소화, ‘충무로의 샛별’이라는 이름 값을 톡톡히 해냈다.
한편 ‘간신’은 오는 5월 21일 개봉한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