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N뱅크 일방적인 계좌폐쇄 통보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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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데일에 사는 한인 김모씨는 지난 주 거래은행인 BBCN뱅크로부터 날아든 편지 한통에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내용은 거두절미 ‘계좌 폐지(Account closure notice)’ 통보였다. 계좌에 남아 있는 밸런스 금액은 캐시어스 체크로 우송할 테니 다른 은행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어이가 없었다.

그는 “당초 미국계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었지만 아는 은행 관계자가 부탁하기도 했고, 한인은행을 이용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 때문에 계좌를 옮겼는데 정말 큰 실수를 한셈”이라며 “더 기분이 나빴던 것은 계좌를 닫아야 하는 이유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것이었다. 은행에 전화를 해 문의해도, 지점을 방문해서 물어봐도 모른다는 답변 뿐이니 울화가 치민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인은행 가운데 자본금규모 기준 최대라는 BBCN뱅크(행장 케빈 김)가 동종업계에서 전례가 거의 없는 일방적인 ‘계좌 폐쇄’라는 방식으로 고객을 내쫓는 비상식적인 영업행태를 거리낌없이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BCN뱅크는 지난 주부터 이같은 계좌 폐쇄 통지서를 발송하고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해당 고객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소속 직원들에게도 ‘이유를 묻거든 모른다고만 하라’는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BBCN뱅크의 홍보담당 박인영씨는 이와 관련한 ‘헤럴드경제’의 문의에 대해 “일부 계좌폐쇄는 내부 영업 방침에 따른 것으로 왜, 언제, 얼마나 많은 계좌를 닫는 것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만 전해 의혹을 키우고 있다. 경쟁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BBCN뱅크의 이례적인 계좌폐쇄조치에 대해 역시 의아해하면서도 두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연방 금융보안법(BSA)과 관련한 문제 계좌를 정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금 거래 입출금이 지나치게 많고 횟수가 잦거나, 비즈니스 관련해 들어온 체크를 개인 구좌로 입금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BBCN뱅크로부터 계좌폐쇄 통보를 받은 고객 중 상당수는 일반 직장인이라는 점에서 그같은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을 하는 은행관계자들은 “공짜 어카운트(프리 체킹)나 수익이 나오지 않는 계좌를 없애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었다.

과거 나라와 중앙이 BBCN으로 통합되기 이전부터 계좌를 가져온 고객 중 다수가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계좌인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비용을 물리고 이를 통보해 고객이 계좌 해지 혹은 유지를 결정하게 할 수 있지만 그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보다는 그냥 계좌를 닫는 것으로 일을 단순화한 셈이다.

은행관계자들은 “은행 규정상 고객 계좌를 강제로 폐지할 수 없다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계좌 하나하나가 잠재적인 수익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특히 한인커뮤니티 최고 은행이라는 BBCN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만일 수익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연 이윤을 얼마나 더 낼지 의문이고, 부정적인 평판이 불러일으킨 역풍에 따른 손실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10여년전 한인은행 한곳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일부 고객의 계좌를 정리했다가 엄청난 후폭풍을 겪었던 사례가 있다. 그 은행은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기존 고객이 이탈하고 신규고객 유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등 당초 의도와 달리 오히려 전체 수익이 감소하는 피해를 본 적이 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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